떠나는 힐만 '굿바이 SK'…부임하는 염경엽 '헬로'

입력 2018-11-15 15:50   수정 2018-11-15 16:13

떠나는 힐만 '굿바이 SK'…부임하는 염경엽 '헬로'
힐만 "지난 3주간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해"…16일 출국
염경엽 "팬들에게 사랑 받는 야구 이어가겠다"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55) SK와이번스 감독이 2년간 고락을 함께한 선수단과 마침내 작별했다.
힐만 감독은 15일 인천 문학경기장 내 그랜드 오스티엄에서 열린 감독 이취임식에 참석해 후임 염경엽 감독에게 비룡 군단의 지휘봉을 넘겼다.
SK만의 전통으로 자리 잡은 감독 이취임식엔 최창원 SK 구단주 부부, 힐만 감독 내외, 염경엽 신임 감독 부부, 류준열 SK와이번스 대표이사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선수, 코치들이 모두 참석해 가는 이를 뜨겁게 배웅하고 오는 이를 반갑게 환영했다.
최 구단주 부부는 힐만 감독 부부에게 감사패와 함께 전통공예품인 화각함을 전달했다.
류 대표이사는 힐만 감독에게 한국에서의 2년 여정이 담긴 사진첩 두 권과 SK 선수단의 사인이 담긴 대형 사인볼을 건넸다.


SK 주장 이재원이 환송의 꽃다발을 건네자 힐만 감독은 이재원을 끌어안고 석별의 정을 나눴다.
시신경교종으로 투병 중인 김진욱(11) 어린이가 힐만 감독에게 이별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진욱군은 지난 7월 산타클로스로 변신한 힐만 감독에게서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힐만 감독은 "지난 3주간 멋진 스토리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며 "성공의 기반은 관계로부터 출발한다"고 '해피엔딩'으로 매듭짓도록 도와준 SK 선수단에 감사의 뜻을 건넸다.
힐만 감독은 애창곡인 블랙 아이드 피스의 'I gotta feeling'을 몇 소절 부른 뒤 미리 준비한 메모를 꺼내 들고 최 구단주를 비롯해 그간 전폭적으로 지원한 구단 식구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힐만 감독의 "감독님 염"이라는 우리말 호명과 함께 단상에 오른 염경엽 신임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팀 단장이라는 이력을 만들어 준 힐만 감독님과 선수단에 감사드린다"고 운을 뗀 뒤 "우리 구단의 방향인 팬들에게 사랑받는 야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이어 "우리 선수들의 잠재력 20%를 조금씩 끌어낸다면 내년에도 더욱 좋은 성적을 올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말 SK와 2년간 총액 16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연봉 60만 달러)에 계약한 힐만 감독은 2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일찍 가을 야구를 마감했지만, 올해엔 정규리그 2위로 SK에 6년 만의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선사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3승 2패로 제압한 SK는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1위 두산 베어스를 4승 2패로 꺾고 2010년 이래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로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힐만 감독은 KBO리그 37년 역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동시에 이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또 2006년 닛폰햄 파이터스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이력을 합쳐 사상 최초로 한일프로야구 정상에 모두 오른 감독이 됐다.
힐만 감독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린 지난달 1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고령에 병환 중인 노부모를 곁에서 모시고자 SK의 연장 계약 제의를 고사하고 시즌 후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승으로 SK와 '아름다운 이별'에 성공한 힐만 감독은 15일 오후 6시 인천 구월동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광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우승 축하 행사에 참석해 명예 인천시민증과 메달을 받는 것으로 한국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힐만 감독은 16일 일본으로 출국해 토크쇼 행사에 참석한 뒤 미국으로 돌아간다.
SK의 7대 감독으로 취임하는 염 감독은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인도했다.
2014년엔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기도 한 검증된 지도자다.
2017년 SK의 단장으로 변신해 2년간 트레이드로 와이번스의 전력 보강에 앞장섰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SK 지휘봉을 잡아 세 시즌 만에 사령탑으로 복귀한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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