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벨재단 "北 결핵문제 기로에 섰다"…한국에 지원·관심 호소

입력 2018-11-16 13:38   수정 2018-11-16 14:37

유진벨재단 "北 결핵문제 기로에 섰다"…한국에 지원·관심 호소
北서 결핵 내성진단 시범사업 착수…개성에 결핵 실험실 설립 제안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에서 다제내성결핵(MDR-TB·중증결핵) 치료사업을 하는 민간단체 유진벨재단은 16일 "북한의 결핵 문제는 지금 기로에 섰다"며 한국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유진벨재단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북 특별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펀드가 지난 2월 대북 결핵·말라리아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결핵 약제와 소모품의 조속한 구매 ▲북한 내 결핵 퇴치 활동에 대한 제재 면제 ▲북한 결핵 치료 체계의 정립을 위한 한국 정부와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재단의 최세문 이사는 "1차 결핵약 재고는 2020년 1분기까지, 다제내성결핵 약제는 2018년 가을에 등록한 환자분까지 남아 있다"며 "북한에 약을 보내려면 강화된 제재에 따른 해상운송과 통관 검역 절차로 약 9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약을 주문해야만 결핵 약품 부족 사태를 막을 수 있다"면서 "지금의 결핵 상황을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훗날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는 "글로벌펀드의 공백을 메우는 데 다제내성 결핵의 치료에만 200만∼300만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면서 "(재단처럼) 소규모의 민간단체가 맡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재단은 현재 '진엑스퍼트'(결핵 진단장비)를 북한 현지 병원들에 대여해 결핵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내성 여부를 진단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한 사실도 밝혔다.
최 이사는 "북한 보건성의 진단검사팀이 평양에서 결핵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리팜피신 내성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사업의 장점은 북한에서도 환자가 조기에 내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돼 추가적인 다제내성결핵의 감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결핵의 진단과 치료는 유엔제재를 전혀 받지 않기 때문에 시급히 확대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며 "유진벨의 기존 사업 방식대로 환자를 등록하고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투명성 문제도 없다"고 강조했다.
재단 측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으로부터 결핵검사실 지원 요청을 받았다면서 개성공단에 '국가결핵표준실험실'을 설립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 이사는 "이번에 새로 개설된 남북연락사무소 근처에 국가결핵표준실험실을 짓고, 진단장비가 설치되면 남쪽과 인접한 평안남도와 황해도, 강원도 등에 있는 다제내성결핵 환자에게 진단 검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장비는 결핵 퇴치에 필요하므로 유엔제재 대상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린튼(인세반) 유진벨재단 회장은 "개성은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어 결핵 진단장비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장비사용법을 전수하기 위해 남북 결핵 전문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 있는 곳"이라며 실험실 설립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린튼 회장은 "대북 응급지원과 개발지원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결핵은 공기를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보다 (대북 결핵 지원에 대해) 더 예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유진벨재단의 린튼 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대표단은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3주간의 일정으로 방북했다. 재단은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 방북해 의료진과 환자들을 만나고 다제내성 결핵약과 기타 지원물품을 전달해왔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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