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 신작 24편…여성·역사의식 강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일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한 국내 대표 공연예술 지원사업 '공연예술 창작산실'(이하 창작산실)의 '올해의 신작' 24편을 발표했다. '창작산실' 사업은 창작진의 창의성과 도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는 수준 높고 다양한 공연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지닌다.
연극 7편, 무용 9편, 창작뮤지컬 3편, 전통예술 3편, 창작오페라 2편 등이 오는 12월 2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지에서 펼쳐진다.
2008년 시작된 '창작산실'은 대본과 기획안, 쇼케이스 심의를 거쳐 지원작을 결정한다. 작년부터 전문가 심사위원단 평가 외에 관객 평가단의 점수를 반영해 대중성도 강화했다.
올해 선정작들은 동시대 화두와 고민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연극 '분노하세요!'(연출 이은준·극단 파수꾼)는 3억원이란 상금을 내세운 '분노 오디션'을 소재로 현대 경쟁 사회를 풍자한다.
이은준 연출은 "분노를 소재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지원자들은 어떤 분노를 갖게 될까란 고민에서 시작한 작품"이라며 "사회 풍자와 함께 슬픈 우리 시대 자화상을 블랙 코미디로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전통 관례를 통해 현재 '결혼'의 의미, 나아가 한국적인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무용 댕기풀이(안무 이경옥·이경옥무용단),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의 현실과 노인 및 소외 계층에 대한 고민을 담은 창작오페라 검은 리코더(작곡 지휘 나실인·라벨라 오페라단) 등도 눈길을 끈다.
작년 '창작산실'을 통해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레드북'이 미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큰 주목을 끌었는데, 올해도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한 작품이 많다.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연출 김현우, 라이브)는 여성 최초 노벨상 수상자이자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동시에 받은 마리 퀴리의 삶과 심리를 그린다. 과학자로서의 업적보다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에 맞서는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에 집중한다.
여성의 목소리로 복기하는 한국전쟁 이야기를 다룬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연출 박선희·프로덕션IDA), 바라보는 여성의 몸과 보이는 여성의 몸, 보여주고자 하는 여성의 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무용 '넛크러셔(Nutcrusher·안무 허성임)' 등도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창작 뮤지컬 '호프-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연출 오루피나·알앤디웍스)은 현대문학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를 두고 78세 노파와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이 벌인 30년간의 재판 이야기를 다룬다.
창극 '내 이름은 사방지'(연출 주호종·제이유창극발전소)는 조선 시대의 성소수자였던 실존 인물 사방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판소리에 담는다. 판소리계 스타들인 박애리, 전영랑, 김준수, 유태평양 등의 출연도 예정됐다.
연극 '가미카제 아리랑'(연출 정범철·극발전소 301)도 일제강점기 가미카제 특공대에 선발된 조선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차민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지원부장은 이날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예술성이 가장 중요한 심의 기준이었다"며 "올해엔 관객 평가단을 200명까지 늘려 공정성과 대중성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의위원 구성 시에도 성비와 지역, 연령 등을 다양하게 고려했다"며 "이 때문에 여성 주체성과 역사의식이 담긴 작품 등이 다양하게 선정됐다"고 밝혔다.
올해 창작산실 신작과 재공연 사업에는 총 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일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한 국내 대표 공연예술 지원사업 '공연예술 창작산실'(이하 창작산실)의 '올해의 신작' 24편을 발표했다. '창작산실' 사업은 창작진의 창의성과 도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는 수준 높고 다양한 공연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지닌다.
연극 7편, 무용 9편, 창작뮤지컬 3편, 전통예술 3편, 창작오페라 2편 등이 오는 12월 2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지에서 펼쳐진다.
2008년 시작된 '창작산실'은 대본과 기획안, 쇼케이스 심의를 거쳐 지원작을 결정한다. 작년부터 전문가 심사위원단 평가 외에 관객 평가단의 점수를 반영해 대중성도 강화했다.
올해 선정작들은 동시대 화두와 고민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연극 '분노하세요!'(연출 이은준·극단 파수꾼)는 3억원이란 상금을 내세운 '분노 오디션'을 소재로 현대 경쟁 사회를 풍자한다.
이은준 연출은 "분노를 소재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지원자들은 어떤 분노를 갖게 될까란 고민에서 시작한 작품"이라며 "사회 풍자와 함께 슬픈 우리 시대 자화상을 블랙 코미디로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전통 관례를 통해 현재 '결혼'의 의미, 나아가 한국적인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무용 댕기풀이(안무 이경옥·이경옥무용단),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의 현실과 노인 및 소외 계층에 대한 고민을 담은 창작오페라 검은 리코더(작곡 지휘 나실인·라벨라 오페라단) 등도 눈길을 끈다.
작년 '창작산실'을 통해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레드북'이 미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큰 주목을 끌었는데, 올해도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한 작품이 많다.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연출 김현우, 라이브)는 여성 최초 노벨상 수상자이자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동시에 받은 마리 퀴리의 삶과 심리를 그린다. 과학자로서의 업적보다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에 맞서는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에 집중한다.
여성의 목소리로 복기하는 한국전쟁 이야기를 다룬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연출 박선희·프로덕션IDA), 바라보는 여성의 몸과 보이는 여성의 몸, 보여주고자 하는 여성의 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무용 '넛크러셔(Nutcrusher·안무 허성임)' 등도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창작 뮤지컬 '호프-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연출 오루피나·알앤디웍스)은 현대문학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를 두고 78세 노파와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이 벌인 30년간의 재판 이야기를 다룬다.
창극 '내 이름은 사방지'(연출 주호종·제이유창극발전소)는 조선 시대의 성소수자였던 실존 인물 사방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판소리에 담는다. 판소리계 스타들인 박애리, 전영랑, 김준수, 유태평양 등의 출연도 예정됐다.
연극 '가미카제 아리랑'(연출 정범철·극발전소 301)도 일제강점기 가미카제 특공대에 선발된 조선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차민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지원부장은 이날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예술성이 가장 중요한 심의 기준이었다"며 "올해엔 관객 평가단을 200명까지 늘려 공정성과 대중성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의위원 구성 시에도 성비와 지역, 연령 등을 다양하게 고려했다"며 "이 때문에 여성 주체성과 역사의식이 담긴 작품 등이 다양하게 선정됐다"고 밝혔다.
올해 창작산실 신작과 재공연 사업에는 총 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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