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로 도주하다 이륙하는 항공기 바퀴에 충돌"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스페인에서 추방당해 자국으로 돌아가던 아르메니아인 청년이 경유지인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서 이륙하던 여객기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25세의 아르메니아인 알베르트 예프레미얀이 전날 저녁 8시 10분께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중이던 그리스 아테네행 여객기에 치여 숨졌다.
공항 측은 "기장으로부터 이륙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물체와 충돌했다는 보고를 받고 활주로를 점검하던 중 시신과 옷가지 등을 발견했다"면서 출동한 경찰이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프레미얀은 스페인에서 추방당해 모스크바를 거쳐 자국인 아르메니아로 돌아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방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모스크바로 오는 항공기 안에서도 소란을 피워 공항 도착 후 경찰에 인계됐으며, 이후 경찰은 그를 아르메니아행 여객기 탑승구까지 데리고 가 안으로 들여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CCTV 카메라 확인 결과 탑승 수속을 마친 예프레미얀은 터미널에서 여객기 트랩까지 승객들을 싣고가는 버스를 타러 나갔으나 이후 탑승하지 않고 활주로 방향으로 도주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뒤에도 회항하지 않고 그대로 아테네로 운항한 여객기는 현지 공항 도착 후 당국의 점검을 받았으며 동체 일부에서 손상 흔적이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날 사고로 셰레메티예보 공항 2개 활주로 가운데 하나가 한동안 폐쇄되면서 8대의 여객기가 출발이 지연됐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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