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벼랑끝전술 패권경쟁…세계무대서 동맹국에 편들기 강요"

입력 2018-11-23 02:23   수정 2018-11-23 11:02

"미중, 벼랑끝전술 패권경쟁…세계무대서 동맹국에 편들기 강요"
NYT "무역전쟁 이어 외교·군사이슈까지 긴장 날카로워져"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곳곳에서 첨예한 경쟁을 벌이면서 동맹국들에 자신의 편에 서도록 하는 이른바 '편들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NYT는 미중간 경쟁을 '고조되는 벼랑 끝 전술'이라고 표현하며 미중 경쟁이 현재 무역전쟁에 집중돼있지만 대만, 남중국해, 이란, 대북제재 문제 등 외교·군사적 이슈까지 광범위하게 긴장이 날카로워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사실상 패권전쟁을 벌이는 미중이 상대를 견제, 제압하기 위해 동맹국을 중심으로 일종의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YT는 미중의 편들기 강요는 경제적 갈등이나 지정학적 위협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이 전방위적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양국 간 갈등은 지난 주말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17일 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시 주석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일침을 가했고,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와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을 비난하면서 중국에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신경제구상 '일대일로'를 두고서도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차관을 받은 국가들이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고 공격했고, 시 주석은 일대일로가 패권추구가 아니며 그로 인해 상대국이 빚더미에 앉지도 않는다고 맞받았다.
공동성명 초안에 포함된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했다'는 문구에 중국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1993년 APEC 정상회의가 시작된 이래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NYT는 시 주석과 펜스 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나머지 19개국이 자국의 편을 들도록 하기 위한 대표단을 이끌었다면서 미중이 큰 충돌음을 내면서 이달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압박을 위해 양자 무역협상에 착수했다면서 일본과 필리핀과의 무역협상을 거론했으며, 일부 관리들은 베트남, 인도와의 무역협상 가능성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유럽연합(EU)도 지난 20일 항만이나 테크놀로지 등 전략적 분야의 외국인 투자에 대해 심사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브루나이를 방문해 일대일로 협력을 끌어냈으며, 필리핀 방문에서는 남중국해 원유 공동탐사에 합의하는 등 '전방위 외교'를 펼쳤다. 필리핀에서는 29건의 무역, 투자 관련 합의에 서명했다.
특히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계기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앞두고 스페인, 포르투갈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동맹군' 확보를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도 25∼28일 제8회 중·유럽 협력포럼 함부르크 서밋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문제에서도 미중은 갈등을 빚고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기지화 등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남아시아 국가들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지난 15일 펜스 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제국 그리고 침략주의가 설 자리는 없다는 데 우리 모두 동의한다"고 말해 중국을 겨냥한 것을 상기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프라 건설 등을 통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에 대해 '빚의 함정 외교'(debt-trap diplomacy)라면서 관련국이 중국의 지원을 받지 않도록 저지에 나서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를 놓고 관련국에 미국에 맞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다자주의와 동맹, 조약 등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으로 인해 큰 힘을 받고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또 중국은 2016년 이후 금융지원과 투자 등을 약속하며 소규모 국가들에 대해 대만과의 관계단절을 압박, 지난 2년간 중미 3개국이 대만과의 관계를 끊었다고 NYT는 전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미중 양측이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 점점 더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미중의 편들기 강요에 대해 "어떤 아시아 국가도 전적으로 미중 어느 한 편에 서기를 원치 않는다"고 꼬집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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