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추락 여객기 조종사들, 추락 직전까지 조종간과 사투"

입력 2018-11-25 13:25  

"인니 추락 여객기 조종사들, 추락 직전까지 조종간과 사투"
이륙하자마자 계기판 곳곳 이상 발생…추락 결정적 원인은 불명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해상에 추락한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 소속 여객기는 이륙 직후부터 조종간이 흔들리는 등 기능 이상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는 지난 22일 하원 청문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NKT는 이달 1일 추락 해역에서 발견한 비행기록장치(FDR)를 분석한 결과 사고기가 이륙한 직후부터 기장석의 '스틱 셰이커'(stick shaker)가 작동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스틱 셰이커는 비행기의 기수가 너무 높이 들려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실속(失速)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조종간이 소음을 내며 진동하는 안전장치다.
스틱 셰이커가 작동한 이유는 기장석 측 받음각(AOA) 센서가 고장 나 실제보다 기수가 20도나 높이 들린 것으로 측정됐기 때문이었다.
부조종사 좌석 측 AOA 센서는 정상이었고 스틱 셰이커도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이는 비행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작년 처음 상업 운항이 이뤄진 보잉 737 맥스(MAX) 시리즈에는 실속 위험이 초래되면 자동으로 기수를 낮추는 안전장치인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탑재됐는데, 이 기능이 오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KNKT 자료에 따르면 사고기의 기내 컴퓨터는 추락 전까지 10여분 동안 30여 차례나 기수를 낮췄다. 조종사들은 그때마다 수평 꼬리날개를 조정하고 조종간을 잡아당겨 고도 하강을 막았다.



하지만 사고기는 이륙 후 약 12분이 지난 시점부터 갑작스레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비행 기록상 사고기는 불과 20초 만에 1천524m 아래로 내려꽂혔다. 추락 당시 속도는 시속 500마일(약 800㎞)이 넘었다.
조종간이 100파운드(약 45㎏)에 달하는 힘으로 잡아당겨진 것으로 볼 때 조종사들은 전력을 다해 기수를 올리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추락을 막지 못했다.
추락을 초래한 결정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사고기는 추락 전날 밤 발리에서 자카르타로 이동하는 마지막 운항 당시에도 같은 문제를 겪었지만 추락하지 않고 90여분간 비행해 목적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기본적으로 고속 비행 시에는 공기의 항력(抗力) 때문에 기수를 올리기 힘든 데다, 보잉 737기종에는 실속 상태에선 조종간을 당기기 어렵게 하는 별도의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
KNKT 관계자는 실린 화물이 많았던 것도 조종을 어렵게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고 전문가들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FDR과 함께 '블랙박스'를 구성하는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사고기의 CVR은 추락 당시 손상 때문에 기능이 정지된 듯 이달 초부터 신호가 끊겼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오는 28일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라이온에어가 고장난 비행기를 제대로 수리하지 않고 운항해 사고를 자초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만간 조사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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