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ㆍ석면…병설 유치원 확대의 복병

입력 2018-11-28 16:36  

스프링클러ㆍ석면…병설 유치원 확대의 복병
사립유치원 폐원 대안으로 추진하지만 '맞춤형' 교실 전무
교육 당국, 교실 나눠쓰거나 급당 인원 늘리는 방안 검토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교육 당국이 사립유치원 폐원 움직임의 한 대안으로 병설 유치원 학급 확대를 내놓았지만, 유치원 교실 설치 기준에 적합한 교실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실 천장에 석면이 없는 초등학교를 찾아야 하는 데다 올해부터 병설 유치원 시설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래지자 새로운 교실을 늘리기보다 기존 교실을 시간대별로 나눠쓰거나 학급당 원아 수를 늘리는 등 임시방편을 모색 중이다.


28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제까지 병설 유치원은 소방 관련 법률(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학교 건물 안에 있는 교육연구시설로 분류,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학교의 스프링클러는 2005년 이후 연면적 1천㎡ 이상인 경우 설치되기 시작했다. 법률상 모든 층에 설치하는 게 아니라 4층 이상부터 설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주로 학교 건물 1층에 있는 병설 유치원을 포함해 1∼3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지난 6월 법률이 개정되면서 병설 유치원이 노유자시설(아동 관련 시설)로 변경, 앞으로는 스프링클러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병설 유치원 학급을 늘리려면 스프링클러 설치 공사를 먼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앞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내년 3월 1일 이전에 병설유치원 90개 학급을 증설하고, 25개 단설 유치원 설립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다른 상황 다 배제하고 오로지 스프링클러만 설치하는 공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설계용역 등 최소 두 달은 소요된다"며 "여기에 예산 문제까지 고려하면 당장 내년 3월에 병설 유치원 학급을 새로이 늘리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교실 천장에 석면이 없는 학교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도 겹쳤다.


지난 8월 기준 석면이 있는 초등학교는 1천287곳 중 728곳(56.6%)로 절반이 넘는다.
이렇다 보니 교실을 새로 늘리는 방안보다는 기존 병설 유치원 교실을 나눠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A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종일반 교실의 경우 오후 2시 이전에는 비어있기 때문에 이 교실을 활용하거나 유희실 같은 놀이 공간을 교실로 쓰는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라기보다 임시조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급당 원아를 임시로 늘리는 것도 고려 중이다.
B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만 3∼만 5세 정원이 각 16명, 22명, 26명인데 최대 4명까지 더 받을 수 있다"며 "이는 현재 사립유치원에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병설 학급을 당장 늘릴 수 없다면 병설 정원도 늘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대안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화성지역 한 학부모는 "당장 보낼 유치원이 없는 학부모들에겐 이마저도 감사할 따름이겠지만 학급당 원아 수를 늘리는 걸 반기는 학부모는 없을 것"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빨리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병설 유치원 학급 확대는 단기적인 대책"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단설유치원을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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