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육-핀란드]③페카 교육위원장 "상명하달 안 통해…교사 의견 중요"

입력 2018-12-02 10:00   수정 2018-12-03 11:24

[해외교육-핀란드]③페카 교육위원장 "상명하달 안 통해…교사 의견 중요"
"인공지능(AI) 부상 같은 미래 변화에 대비해야"
한국 국가교육위 출범에 "부처 수준 개혁 조급해하면 안 돼"



(헬싱키=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교육 정책을 추진할 때 첫 단계부터 교사들 이야기를 들어야 나중에 실행이 잘 됩니다."
지난달 5일(현지시간)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청사에서 만난 올리 페카 헤이노넨 핀란드 국가교육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핀란드에는 교육문화부가 있지만 주로 예산 배분·입법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국가교육과정 제정 등 교육 정책 연구·개발, 집행 등 실제 교육 관련 실무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주도한다.
헤이노넨 위원장은 교육문화부, 교통통신부 등에서 일했으며,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경험도 있다. 국가교육위원장에는 2016년 부임했다.
그는 한국이 2019년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준비 중이라는 말에 자신의 오랜 공직 생활 경험을 토대로 조심스럽게 제언했다.
헤이노넨 위원장은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의 경우 정답을 내리기보다는 여러 행위자 간 신뢰와 합의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조력자(facilitator)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는 물론 다른 행위자들과도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상명하달(top-down)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헤이노넨 위원장은 부처 수준(ministry level)의 개혁은 사회의 큰 변화인 만큼 시간이 오래 걸려도 조급해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핀란드) 정부는 임기 4년 내 변화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부처 수준의 개혁을 한다면 사실 첫 4년을 논의하는데 다 써야한다"며 "우리는 현재 건강사회부 업무를 지역 차원에서 세분화하려고 추진 중인데, 이 논의만 8년째"라고 덧붙였다.
헤이노넨 위원장은 한국 교육에도 특별한 관심을 표했다. 핀란드는 한국을 비롯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7개국과 함께 각 나라의 교육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헤이노넨 위원장은 "핀란드와 한국은 서로의 교육에 대해 배울 점이 있다"며 "(한국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교육에 강하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이를 재빨리 감지해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을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개별 과목을 잘하는 것보다 전체론적인(holistic) 시각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인공지능(AI)의 부상과 같은 미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란드는 2016년부터 현상기반학습(PBL)과 코딩 교육을 의무화했다. 단, 코딩 교과목을 개설한 게 아니라 각 과목에서 코딩을 활용해 '컴퓨터적 사고력(computing thinking)'을 키우는데 무게가 실렸다.
헤이노넨 위원장은 "현재 초등학교 아이들이 20∼30대가 돼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는 지금과는 또 다른 세계가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가르치는 게 낡은 지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이 급격히 변화하는 만큼 그 변화 이면을 봐야 합니다. 예컨대, 천문학에서 망원경이 나왔을 때 망원경 자체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그것으로 무엇을 배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과 같죠."


gogogo@yna.co.kr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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