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기준 만들고도 알리지 않아…내부고발 당한 간부 평가 참여
연구원 기준점수 미달에 6개월 수습 연장 제시 거부하자 계약 해지 통보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대구경북연구원이 상사의 업무지시에 문제를 제기한 수습 연구원을 최근 마련한 새 지침을 빌미로 해고하려 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3일 대경연구원 부연구위원 A씨에 따르면 작년 11월 정규직으로 입사해 수습 근무를 해 왔으나 최근 연구원으로부터 '이달 말까지만 근무가 가능하다'는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수습직원 관리 및 운영지침에 따라 2017년 11월 13일부터 2018년 11월 2일까지 A씨의 직무 전문성, 직무수행 태도 등을 평가했을 때 점수가 수습해제 기준인 81점 이하로 나와 연구원 측이 당사자에게 수습 연장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A씨와 함께 채용한 다른 연구·부연구위원 2명은 평가에서 기준점수 이상을 받아 수습이 해제됐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두고 A 연구원은 수습 관리 지침이 지난 10월 중순 갑자기 만들어졌고, 그 후에도 내부 게시판 등에 공개되지 않아 평가를 받는 당사자는 물론 연구원 구성원 대다수가 지침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평가를 담당한 연구원 측 관계자 2명 가운데 1명은 지난 7월 A씨가 부당한 업무지시를 이유로 내부 고발한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연구원 공금을 업무 목적 외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문을 만들라"는 지시를 수차례 받았다며 고충위원에게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러나 일부 구성원은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A씨를 질타했다고 한다.
현재 연구원은 A씨 고충 건에 대한 내부감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론을 내놓을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 관계자는 "새 지침이 만들어지면 구성원들에게 즉각 알려야 하는 게 상식이다"며 "당사자에게조차 새 평가 방식을 말하지 않은 건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A씨는 "연구원 측이 평가결과를 통보하면서 '인심을 베풀어 수습 기간을 6개월 연장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평가를 소급 적용한 것에 대한 문제점을 말하고 연장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측은 A씨가 입사 당시 서명한 연봉계약서에도 '수습 연구원은 1년간 평가를 통해 재임용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고 규정에 따른 것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전까지 별도 평가 기준 없이 주변 평판 등을 근거로 수습해제 여부를 판단했으나 문제 소지가 있을 것 같아 올해 세부 지침을 처음 만들었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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