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소국 리히텐슈타인서 온 아름다운 왕가 보물(종합)

입력 2018-12-04 18:03  

유럽 소국 리히텐슈타인서 온 아름다운 왕가 보물(종합)
국립고궁박물관, 내년 2월 10일까지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유럽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자그마한 점처럼 낀 입헌군주제 공국 '리히텐슈타인'(Liechtenstein). 세계 여섯 번째로 작은 나라로, 면적은 불과 160㎢. 서울시 4분의 1 수준으로, 형태는 남북으로 길쭉하다.
리히텐슈타인은 국가 원수인 '대공' 가문의 성(姓)이기도 하다. 12세기에 오스트리아에서 발흥한 리히텐슈타인 가문은 1608년 합스부르크 황실로부터 대공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어 안톤 플로리안 1세(1656∼1721)가 1719년 셸렌베르크(Schellenberg)와 파두츠(Vaduz) 지역을 합해 공국을 세웠고, 1866년 독일연방에서 독립했다.
오스트리아 일대에서 주로 활동한 리히텐슈타인 가문은 1938년 빈에서 서쪽으로 600㎞ 떨어진 현재 영토로 이주했고, 1945년에는 부동산과 재산 80%를 몰수당했으나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이 13만 달러에 이르는 부국으로 성장시켰다.



내년에 건국 300주년을 맞는 리히텐슈타인 왕가 보물 410여 점이 서울 나들이를 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을 5일부터 내년 2월 10일까지 개최한다.
900년 가까이 존속한 리히텐슈타인 가문이 그동안 수집한 '리히텐슈타인 왕실 컬렉션' 소장품을 중심으로 공국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지병목 관장은 4일 간담회에서 "베트남, 헝가리, 일본 오키나와에 이어 네 번째로 개최하는 외국 왕실 특별전"이라며 "리히텐슈타인은 변화무쌍한 소용돌이 같은 유럽 역사에서 영토를 보존하면서 소장품을 지킨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를 보면 왕가의 보물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낄 것"이라며 "미술품은 물론 가구와 무기, 도자기도 전시한다"고 강조했다.
리히텐슈타인 유물은 2015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리히텐슈타인박물관 명품전-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에 소개되기도 했지만, 이번 기획전은 회화가 아닌 공국 가문 생활상에 초점을 맞춘다.
요한 크레프트너 리히텐슈타인 왕실컬렉션 관장은 "리히텐슈타인 가문에게 미술품은 권력과 지위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필요한 때에 의지할 수 있는 재산이었다"며 "적군(赤軍)에 의해 모스크바로 갔다가 돌아온 기록보관소 소장 자료도 풍부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왕가 역사를 시작으로 생활 문화, 도자기, 말 사육과 사냥, 미술품 수집과 후원 5부로 나뉜다.
전시장 입구에는 리히텐슈타인 역사를 말해주는 각종 고문서를 진열했다. 고풍스럽고 독특한 필체와 문서 아래에 매단 인장이 인상적이다.
고려가 재조대장경판을 만들 무렵인 1249년에 쓴 영토 관련 문서와 1608년 대공 임명 문서, 안톤 플로리안 1세가 신성로마제국 카를 6세로부터 공국 성립을 인정받은 문서가 나왔다.
17세기 보석 세공사 디오니시오 미세로니가 연수정을 통째로 깎아 만든 병인 마이엔크루크(Maienkrug), 체코 프라하 공방이 모자이크 기법으로 돌을 붙여 장식한 함, 16세기에 만든 석궁, 왕가 문장을 새긴 커다란 마구, 만찬 식기 세트도 선보인다.



호화로운 도자기도 눈길을 끈다. 중국 도자기 테두리에 도금한 접시와 꽃문양이 있는 다기 세트, 그림처럼 느껴지는 세밀한 정물 도자기 액자가 관람객을 맞는다.
요한 1세(1760∼1836) 초상, 카롤리네 대공비(1768∼1831) 초상, 파두츠 성을 묘사한 수채화 등 다양한 회화도 공개한다.
전시와 연계해 크레프트너 관장이 5일 '리히텐슈타인 역사, 외교, 문화 정책'을 강연하고, 19일과 내년 1월 16일에는 클래식 공연과 큐레이터 전시 해설을 진행한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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