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2019년에 공 100개 이상 던질 나, 저도 궁금해요"

입력 2018-12-05 09:38  

김광현 "2019년에 공 100개 이상 던질 나, 저도 궁금해요"
"철저하게 관리받은 올해…구단, 동료에 감사한 마음뿐"
"내년에는 30경기 등판 목표…또 KS 마무리 기회 오면 팬 위한 인사할 것"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저도 궁금해요. 공 100개 이상을 던지는 제 모습이."
지난해 12월 김광현(30·SK 와이번스)은 2018 KBO리그 마운드에 오른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고되고 지루한 재활을 버텼다.
올해 12월에는 매 경기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질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린다.
2018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이 열린 4일 서울시 중구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만난 김광현은 "2019년에는 공 100개씩, 30번 이상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는 에이스의 모습'이다.
2016년 12월 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2017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는 "야구를 시작하고 이렇게 오래 쉰 건 처음이었다"고 했다.
길고 지루한 재활을 버틴 김광현은 올해 25경기에 등판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광현이 돌아온 해에 SK는 역대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SK가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마운드 위에는 김광현이 있었다.
김광현이 박건우(두산 베어스)를 삼진 처리하며 한국시리즈 6차전을 끝내고, 뒤를 돌아 야수들을 향해 두 팔을 벌리는 장면은 2018 KBO리그 명장면으로 남았다.
김광현은 "올해 나는 철저하게 관리받았다. 그런데 팀이 우승하고,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는 영광까지 누렸다. 구단, 동료에 감사한 마음뿐이다"라며 "이제는 내가 보답할 차례다. 30경기 이상 등판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또 한국시리즈 마무리 기회가 오면 이번에는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겠다"고 했다.




◇ 선발 등판 후 불펜 대기…"프라이스 영향받았죠" = 마지막 장면은 긴 여운을 남긴다
2018년 한국시리즈는 11월 9일에 끝났다.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김광현도 '우승 기운'에 아직도 마음이 벅차다.
그는 "2007, 2008, 2010년 우승을 했고 '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막내여서 그저 기쁜 감정만 가득했다"며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 돌입하기 전에 SK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과거와는 다른 기분이다. 서른이 되고서 우승을 하니, 더 많은 감정에 휩싸였다"고 웃었다.
김광현과 함께 SK 왕조를 이뤘던 선배들은 하나둘씩 팀을 떠났다.
김광현은 팀의 주축으로 새 왕조 건설을 꿈꾼다.
그는 "선배들이 많이 떠나서 SK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우승하면서 박종훈, 김태훈 등 후배들이 값진 경험을 했다"며 "우리 팀에 새로운 '가을 DNA'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2018년 SK에서 '가을 DNA'를 마음껏 뿜어낸 선수가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2승 2패로 맞선 상황에서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른 11월 10일, 우승 반지 3개를 구장으로 가지고 와 후배들에게 보여줬다. 후배들에게는 좋은 자극이 됐다.
마운드 위에서도 김광현은 가을 무대를 제대로 즐겼다.
11월 9일 4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김광현은 2일만 쉬고, 12일 6차전에서 불펜 대기했다.
김광현은 "사실 나는 5차전도 대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팀에서 만류하더라"고 웃으며 "가을 야구는 그렇게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데이비드 프라이스(보스턴 레드삭스)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쉴 새 없이 던졌다.
프라이스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2차전 선발, 3차전 구원, 5차전 선발 등판해 역투했다.
김광현은 "나는 프라이스만큼 던지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월드시리즈를 보면서 '나도 한국시리즈에서 저렇게 던지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프라이스만큼 고된 일정은 아니었지만, 김광현도 6차전에서 시속 154㎞의 강속구를 뿌리며 SK 팬들에게 우승을 선물했다.




◇ "다음 한국시리즈 세리머니는 팬들을 향한 인사" = SK가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2010년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4차전)에서도 김광현은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다.
그해 KBO리그가 끝난 10월 19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4차전에서 김광현은 9회말 2사 후 현재윤을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우승을 확정하자, 김광현은 마운드에 한 걸음 내려와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포수 박경완(SK 코치)을 향한 존경을 그렇게 표현했다.
2018년 김광현은 야수를 향한 세리머니를 했다.
김광현은 "올해 세리머니는 계획한 게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야수 쪽을 바라봤다"고 털어놨다.
세 번째 한국시리즈 세리머니는 철저하게 계획할 생각이다.
김광현은 "우리가 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내게 마무리할 기회가 있으면 이번에는 팬들을 위한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며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꼭 팬들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SK 팬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김광현의 건강'이다.
김광현은 "올해는 정말 도움만 받았다. 구단과 동료의 배려 속에 공을 던졌고,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내년부터는 정규시즌에서도 오래 마운드를 지키며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30경기 등판, 매 경기 100개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김광현은 올해 25경기에 등판했고, 4차례만 100개 이상의 투구를 했다.
밝은 표정으로 2018년을 되돌아보고, 2019년 계획을 말하던 김광현은 잠시 "이렇게 자신 있게 말했는데 생각대로 안 풀리면 어쩌죠"라고 멈칫했다.
그러나 곧 "철저하게 준비하면 되더라고요. 저도 100개 이상을 꼬박꼬박 던지는 내 모습이 궁금하고요"라고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김광현은 이미 꼼꼼하게 훈련 계획서도 작성하고 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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