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장 "내년까지 누적 말뭉치 10억 어절 구축"

입력 2018-12-06 16:06   수정 2018-12-06 18:00

국립국어원장 "내년까지 누적 말뭉치 10억 어절 구축"
"차이 나는 남북 언어, 통일 앞서 통합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국어원이 인공지능 개발의 원천 자료라고 할 수 있는 말뭉치(corpus) 10억 어절 구축에 나선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6일 서울 중구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확보한 말뭉치가 2억3천만 어절인데, 내년까지 10억 어절을 구축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말뭉치는 컴퓨터로 가공하고 처리하도록 저장한 언어 자료를 뜻한다. 신문기사나 문학 작품 등 언어생활에서 생산된 각종 글이 대상이다.
정부는 1998년부터 10년간 추진한 세종 말뭉치 사업으로 2억 어절을 구축했고, 올해 3천만 어절을 추가했다.
전주대 교수 출신으로 공모를 통해 지난 8월 취임한 소 원장은 "국문학자이지만 국어와 컴퓨터가 만나는 연구를 해왔다"며 "국어원장이 됐을 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어를 어떻게 정보화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소 원장은 "바둑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는 시대"라고 강조한 뒤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공개된 말뭉치 자료가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말뭉치 구축은 저작권 해결이 선결돼야 한다"며 "국어원이 공개하는 말뭉치는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공공재"라고 강조했다.
말뭉치 사업과 관련해 내년 예산은 애초에 30억원가량이 배정됐으나, 심의 과정에서 6배가 넘는 204억원이 책정됐다. 국회에서 정부 예산안이 통과되면 국어원 연간 사업비 140억원을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국어원은 장기적으로 10년간 150억 개에 상당하는 어절을 구축할 방침이다.



북한 언어에 대해 지속해서 연구한 소 원장은 남북한 언어 통일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는 '기역'(ㄱ)을 '기윽'이라고 하고 자모 순서와 컴퓨터 자판도 다르다면서 "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큰데, 10년간 남북 관계가 경색해 학술 교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 원장은 "우리나라와 북한, 중국 조선족까지 고려하면 언어 규범이 3개나 된다"며 "당장 성취하기 어려운 통일에 앞서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겨레말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남북 공동 학술회의와 인적 교류를 추진하고, 생활 밀착 분야를 중심으로 매년 전문용어 2천여 건의 통합을 위한 연구를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소 원장은 사용자 참여형 온라인 사전 '우리말샘'에 음성·이미지·동영상을 추가해 '읽는 사전'을 '보는 사전'으로 변모시키고, 국내외 민족 언어 자원을 집대성하고자 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전문용어의 경우 다양한 단어를 담아두고 많이 사용하는 말을 표준어로 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표준국어대사전 저작물은 국민에게 완전히 개방하고, 사전에서 축약하거나 생략한 정보를 풀어서 제공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소 원장은 수어와 점자 같은 특수언어 사용 환경을 개선하고, 어려운 외국어와 한자어가 많은 공공기관 언어를 순화하는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언어는 문화의 근간입니다. 그리고 국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입니다. 대통령이 문화재 안내판 개선을 지시했는데, 국어원도 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언어 개선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하겠습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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