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훈의 시대·여우가 되어라

입력 2018-12-07 18:27  

[신간] 훈의 시대·여우가 되어라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훈의 시대 = 김민섭 지음.
현대사회를 유지하고 작동시키는 사회적 의미체계를 훈(訓)이라는 색다른 문제 틀로 바라보고 탐색한다.
어느 시대에나 있는 훈은 구성원을 규정하고 통제하기 위한 지배의 언어이자, 가르침의 말씀이며, 계몽의 언어이고, 자기계발의 언어다.
전작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와 '대리사회'를 통해 타인의 공간에서 통제되는 개인의 행동과 언어에 대해 발언했던 저자가 문제의식을 더욱 확장하고 심화한다.



훈은 대리운전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회사의 사훈이나 친구와 동네를 걷다가 마주한 빌라의 이름들, '남들보다 두 배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자'는 식의 자기 다짐처럼 평범하고 너무나 익숙해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교훈, 훈화, 훈시, 급훈, 교가 등 갖가지 형태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훈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개인이 주체로 서는 것을 방해하는 괴물이 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런 가르침의 말씀은 "개인을 시대에 영속시키는 동시에 끊임없이 지우며 특히 사유의 범위를 그 함의의 테두리에 가두고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와이즈베리. 246쪽. 1만5천원.



▲ 여우가 되어라 = 에리카 베너 지음. 이영기 옮김.
500여년 전 활동한 유럽의 대표적인 정치사상가이자 문제적 인물인 니콜로 마키아벨리를 오늘날 관점에서 재평가한다.
마키아벨리는 16세기 당대에 이미 인류의 적, 교활한 여우, 사탄이 보낸 밀사로 불렸고, 그의 저서 '군주론'은 1559년 가톨릭 역사 최초로 금서로 지정돼 300년 동안 봉인됐다.
학계에서 인정받는 마키아벨리 전문가인 저자는 10여 년 동안 열정적으로 발표한 학술서 2권과 논문 10여 편을 토대로 마키아벨리에 덧칠된 오명을 걷어내고 그를 사려 깊은 현실주의자로 되살려낸다.
저자는 마키아벨리를 인간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은 낙관주의자, 권위에 맞서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은 평민 출신 정치인, 자신의 영혼보다 조국을 걱정한 유능한 공직자, 모든 인간이 삶의 주인으로 살기를 열망한 개혁가라 평한다.
"마키아벨리는 못된 천재도, 악마도, 비겁하고 불쌍한 문인도 아니다. 그는 단지 사실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이탈리아, 유럽, 16세기의 사실이었다."
책읽는수요일. 640쪽. 2만2천원.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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