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박정환, 춘란배·천부배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입력 2018-12-18 09:37  

바둑 박정환, 춘란배·천부배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열흘간 최대 6판 두는 숨가쁜 일정
천부배 우승하면 역대 최다 연간 상금 기록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박정환 9단이 어느 때보다 풍성한 연말을 보낼 채비를 마쳤다.
박정환은 바둑 세계대회 춘란배와 천부배 4강에 모두 진출해 있다.
대국 일정이 몰려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세계대회 타이틀 2개를 추가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박정환은 17일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서 열린 제12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에서 중국의 셰커 6단을 238수 만에 백 불계로 꺾고 4강에 올랐다.
박정환이 춘란배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영훈 9단도 중국 구쯔하오 9단에 승리하고 4강에 합류했다. 박영훈은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4강에 진출했다.
4강전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박정환은 커제 9단과, 박영훈은 당이페이 9단과 결승행을 다툰다.
커제는 중국 최강의 기사로 꼽히지만, 상대 전적은 박정환이 8승 7패로 앞선다.
박정환은 춘란배 4강전을 치른 직후에 중국 쓰촨성 성두로 이동한다. 이틀 뒤인 21일 열리는 제1회 세계바둑선수권대회 4강전에 출격하기 위해서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박정환은 춘란배 4강 대국이 끝나자마자 비행기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부배 조별리그에서 B조 1위로 4강에 진출한 박정환은 A조 2위를 거둔 천야오예 9단과 4강 맞대결을 펼친다.
B조 2위 신진서 9단은 A조 1위 장웨이제 9단과 4강전을 치른다.
박정환은 천야오예에게 13승 20패로 뒤졌고 신진서는 장웨이제에게 1패를 당했다.


춘란배 결승 일정은 내년으로 넘어갔지만, 천부배 결승전은 곧바로 이어진다.
천부배 4강전 승자는 오는 23일과 25·26일 열리는 결승 3번기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박정환이 천부배 결승에 진출하고 3국까지 갈 경우,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최대 6판의 대국을 두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박정환이 숨돌릴 틈도 없는 일정을 극복하고 천부배 우승컵을 거머쥔다면 한국 프로기사 역대 최고 상금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올해 신설된 천부배의 우승 상금은 200만 위안(약 3억3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70만 위안(약 1억1천500만원)이다.
박정환은 올해 들어 11억3천717만4천750원의 상금을 모았다. 천부배에서 우승하면 올해에만 14억7천만원에 가까운 상금 수입을 올린다.
이는 2014년 이세돌 9단이 거둔 기존 최고 연간 상금액 14억1천만원을 훌쩍 넘기는 액수다.
아직 결승 대국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춘란배의 우승 상금은 15만 달러(약 1억 6080만원), 준우승 상금은 5만 달러(한화 약 5360만원)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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