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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인정 않는 싱가포르, 동성애자 친권 인정한 이유는?

입력 2018-12-18 10:10  

동성결혼 인정 않는 싱가포르, 동성애자 친권 인정한 이유는?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동성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결혼한 부부에게만 부모가 될 권리를 인정해온 싱가포르에서 이례적인 친권 인정 판결이 나왔다.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전날 46세의 동성애자 남성이 외국에서 대리출산을 통해 얻은 아들의 입양을 허용해달라며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3년째 다른 남성과 연인 관계를 유지해온 이 동성애자는 몇 년 전 파트너와 함께 아이를 입양해 키우기로 하고 입양 가능 여부를 싱가포르 정부에 물었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답은 부정적이었다. 싱가포르가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동성애자 부부에게 친권을 인정할 수도 입양을 허용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방법을 바꿨다.
미국으로 건너가 20만 달러(약 2억2천600만원)에 대리모를 구하고, 자신의 정자를 제공해 시험관 수정으로 아이를 얻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어렵게 얻은 아이를 싱가포르로 데려오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동성 부부의 아이 입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파트너를 배제하고 단독으로 입양 신청을 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3년간의 심리 끝에 그의 신청을 기각했다.
아이를 얻기 위해 외국에 나가 대리모까지 고용한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입양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남성은 항소했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입양 허용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이를 성 소수자 이슈와 연결지어 이슈화하지 않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이에 항소 법원은 이례적으로 원심을 깨고 입양을 허용했다.
입양 허용의 이유는 '아이의 복지' 문제였다.
또 통상 싱가포르에서는 대리출산 행위가 금기시되지만, 법률이 명시적으로 대리출산을 금지하지 않는 점도 입양 허용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판에서 우리는 아이의 안전과 정서적 안정, 그리고 장기적인 보살핌의 안정성 등에 무게를 뒀다"며 "동성 커플간 가족 구성 불허 정책 등을 고려했으나 이런 정책이 아동의 복지 증진이라는 문제를 무시할 만큼 충분한 영향력을 갖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남성의 법률 대리인인 아이반 청 변호사는 "법원은 독신자가 대리출산을 통해 계획적으로 친권을 얻으려는 시도를 가로막는 정책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고객은 오랜 입양 절차 끝에 아이의 복지가 지켜졌다는 점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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