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서 그려낸 전쟁 참상…연극 '벙커 트릴로지'

입력 2018-12-18 17:17  

벙커에서 그려낸 전쟁 참상…연극 '벙커 트릴로지'
김태형 연출, 이석준·오종혁·박민성·정연 등 출연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16년 한국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연극 '벙커 트릴로지'가 더 환상적인 조합으로 다시 돌아왔다.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카포네 트릴로지', '사이레니아'와 함께 독특한 연출력을 선보인 제스로 컴튼의 작품으로, 세계 1차대전 중 일어나는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영국 이야기지만 국내 정서를 고려해 김태형 연출과 지이선 작가가 새롭게 각색, 초연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트릴로지'는 3부작이라는 뜻으로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모르가나', '아가멤논', '맥베스' 세 편 옴니버스 에피소드로 이뤄졌다.
색다른 매력의 세 가지 에피소드는 완성도가 높아 마치 완전한 연극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다음 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에 더해 적절한 타이밍에 선보이는 노래와 춤, 액션 등은 연극에 흥미를 더한다.
원년 멤버 이석준, 오종혁, 신성민, 정연과 신선한 매력을 보여줄 새로운 캐스팅 박민성, 박은석, 이진희, 김바다, 강승호의 앙상블이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18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은 열연을 펼치며 전쟁이 야기한 비극의 참상을 온몸으로 그려냈다.
'모르가나'에서는 친구인 영국 청년 아더, 랜슬롯, 가웨인이 모험을 떠나는 기분으로 전쟁터에 뛰어들었으나 전선의 비정함에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아더의 연인인 그웬을 두고 아더와 랜슬롯은 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가웨인은 무인 지대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아가멤논'에서는 영국군과 독일군이 대치 중인 최전방 전선을 배경으로 부부인 독일 군인 알베르트와 영국인 크리스틴이 겪는 비극을 형상화했다.
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국가 간 전쟁이 가정을, 그리고 개인을 어떻게 파국으로 몰아넣는지 그려낸 연출력이 돋보인다.
마지막 막인 '맥베스'는 제1차 세계대전이 점점 길어지는 한때 영국군이 전쟁 참상 속에서 광기에 물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전쟁의 피와 광기로 얼룩진 참호 안, 거대한 포격 소리와 숨통을 조이는 독가스 공격이 이어지고 환청과 죄의식, 욕망은 연극 '맥베스'를 통해 모두를 잠식한다.
김태형 연출은 "연극이 무게감이 있고 어려운 에피소드도 섞여 선명하게 보여드리고자 노력했다"며 "객석을 늘리면서 무대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고, 넓어진 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동선 등 수정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출은 "이번 연극은 전쟁의 장대함이 아니라 전쟁이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보여주는 공연"이라며 "전쟁에 희생된 많은 장병과 민간인들을 기억하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벙커 트릴로지'에 합류한 맏형 이석준은 "1993년생인 배우 강승호와 친구 연기를 하느라 힘들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연극이 제1차 세계대전 참호를 배경으로 하는데 편안한 분장실에서 무대로 넘어올 때 그 느낌을 갖고 가기가 쉽지 않았다"며 "좀 더 사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이미지 메이킹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역시 두 번째로 공연하는 배우 오종혁은 "개인적으로 '아가멤논' 에피소드를 가장 좋아한다"며 "알베르트가 하는 '사람을 죽일 수는 있지만 편지를 뜯을 용기가 없다'는 대사가 가슴에 가장 와닿았다"고 돌아봤다.
뮤지컬 배우로,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박민성은 "언젠가 꼭 연극을 해보고 싶어 멋모르고 덤볐는데 정말 의미 있고 좋은 작품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벙커 트릴로지'는 11일부터 내년 2월 2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3만원으로, 인터파크에서 구매한다. ☎ 02-541-2929.

bookman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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