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변화에 K팝 그룹도 대응 '부심'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일본 오리콘차트가 앞으로 음원 및 음반 판매 순위 집계에 스트리밍 횟수도 반영한다.
오리콘은 '오리콘 주간 합산 싱글 차트'와 '오리콘 주간 합산 앨범 차트', '오리콘 주간 스트리밍 차트'를 신설하고 공신력 회복에 나선다.
가요계에 따르면 오리콘은 19일 애플뮤직, KK박스, 라인뮤직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건수가 반영된 새로운 차트를 처음 발표했다.
합산 차트는 기존의 실물 CD 판매량과 디지털 다운로드 건수에 스트리밍 횟수를 합친 것이다.
이는 오리콘이 1968년 싱글 차트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된다.
일본 음악 시장의 풍토는 산업적 측면에서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덕분에 2000년대 중후반부터 음원 시장이 정착한 우리나라와 달리 실물 CD 시장이 상대적으로 오래 힘을 쓸 수 있었다.
부작용도 많았다. CD 중심 차트의 순위가 실제 인기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것이다.
일례로 아이돌 그룹 AKB48은 신보를 낼 때마다 100만장 넘게 팔고 차트 정상을 휩쓴다. 그러나 정작 음원 스트리밍 차트 2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CD를 무더기로 사야 악수회 등에 참여할 수 있는 특유의 문화 탓에 CD 판매량이 많은 가수의 인기가 부풀려지고, 결국 대중적 기호를 드러내지 못하는 괴리가 반복됐다.
오리콘의 변화는 세계 음악 시장의 변화와도 맥을 같이한다.
미국 빌보드는 2014년 12월부터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순위 집계에 스포티파이와 비츠뮤직, 구글플레이, 엑스박스뮤직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건수도 반영하기 시작했다.
빌보드는 애플 아이튠스가 음원 소비의 대세가 되자 2003년 7월부터 디지털 앨범과 싱글 판매 건수를 집계했지만, 가장 중요한 차트인 '빌보드 200'에도 스트리밍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한국 연예기획사들도 오리콘의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오리콘의 명성이 옛날 같지 않지만, 여기에서 성적이 여전히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에서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적어도 석 달은 지켜봐야 어떤 방식으로 차트가 운영되는지 윤곽이 잡힐 듯하다. 트와이스처럼 대중적 인기가 높은 팀에겐 유리하고, 코어 팬덤이 탄탄한 남성 아이돌에겐 불리할 수 있다"며 "일본 아이돌 팬덤에서도 한국처럼 '스밍'(스트리밍의 준말·디지털 음원 반복재생을 뜻하는 은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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