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트 뒤집기' 파다르 "화장실 급해서 빨리 끝내고 싶었다"

입력 2018-12-21 22:21  

'4세트 뒤집기' 파다르 "화장실 급해서 빨리 끝내고 싶었다"



(천안=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모두가 5세트를 떠올린 순간, 크리스티안 파다르(22·현대캐피탈)의 '서브 쇼'가 시작됐다.
현대캐피탈은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서 삼성화재에 세트 스코어 3-1(21-25 25-23 25-23 30-28) 역전승을 거뒀다.
V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라이벌이 맞붙은 '클래식 매치' 답게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진 이날 경기는 4세트가 압권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에서 19-23, 4점 차로 뒤졌다. 5세트까지 간다면 불리한 건 현대캐피탈이었다.
삼성화재가 올 시즌 5차례 풀세트 접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삼성화재 박철우의 서브 범실 이후 서브에 나선 현대캐피탈 파다르는 집중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강력하게 들어간 파다르의 서브를 송희채가 살려냈지만 타이스 덜 호스트가 때린 공이 전광인의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이어진 파다르의 대포알 서브는 그대로 삼성화재 코트에 내리꽂혔다. 리시브가 흔들린 삼성화재는 타이스의 공격이 또다시 차단당하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23-23 동점이 됐다.
그리고 현대캐피탈이 파다르의 서브 에이스로 24-23 역전에 성공하자 체육관은 홈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결국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간 현대캐피탈은 파다르의 무시무시한 강타를 앞세워 30-28로 세트를 따내고 경기를 4세트에서 마무리했다.
승점 3을 추가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승점 2 차이 2위로 내려 앉히고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후에 만난 파다르는 "역전을 이끌어서 행복했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서브에 들어가는 순간, 역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었다"며 "코치진과 다른 선수들의 신뢰가 담긴 눈빛을 보고 힘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파다르는 "또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빨리 끝내고 싶었다. 4세트에서 끝내자고 스스로 주문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파다르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8득점에 공격 성공률 61.90%를 찍었다. 현대캐피탈의 세터 이승원·이원중의 토스워크가 경기 내내 흔들린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그는 "두 세터 모두 잘하는 선수인데, 오늘 클래식 매치라서 긴장한 것 같다"며 "그래서 공격수들이 많이 도와주려고 했다. 편하게 하면 원래의 레벨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파다르를 품에 안은 현대캐피탈은 14승 4패로 반환점을 돌았다.
파다르는 "팀이 지금처럼만 하면 괜찮을 것 같다. 기대되는 점은 우리 선수들 모두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반기에도 잘할 것 같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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