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소행 추정 불교도 2명 참수에 이어 악재…대량학살 재발 우려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로힝야족 학살 사태가 벌어진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불교도 2명과 경찰관 1명이 잇달아 숨진 채 발견돼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경찰은 지난 21일 라카인주 북부 마웅토와 접경한 방글라데시 지역에서 자국 국경경찰대 소속 경찰관 1명이 얼굴과 팔, 다리에 총격을 받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경찰관은 지난 17일 국경을 순찰하다가 기습공격을 받은 뒤 실종됐었다. 당시 동료 경찰관 1명이 부상했다.
현지 경찰은 누가 공격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사건 현장 주변에서 참호와 총탄 케이스, 방글라데시산 비스킷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같은 지역에서 물고기를 잡으러 개천에 나갔다가 실종됐던 불교계 소수민족인 아라칸족 남성 2명이 참수된 채 발견됐다. 이들도 지난 17일 실종됐었다.
당시 지역 행정책임자는 "로힝야족 무장세력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전형적인 살해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미얀마군은 라카인주 마웅토에서 반군 토벌 작전을 재개했다.
ARSA는 불교도 중심의 미얀마에서 핍박받는 동족을 위해 싸우겠다며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해 8월 라카인주 경찰초소 30여 곳을 급습했다.
그러자 미얀마군은 대규모 반군 소탕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로힝야족 73만여명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유엔 진상조사단은 사태 발생 후 2개월간 1만명 이상이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을 일삼으며 자신들을 국경 밖으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런 미얀마군의 행위를 '집단학살', '반인도범죄'로 규정해 책임자 처벌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얀마군과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해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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