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에 어수선한 美성탄절…관광명소 문닫고 공무원 급여중단(종합)

입력 2018-12-26 11:45  

셧다운에 어수선한 美성탄절…관광명소 문닫고 공무원 급여중단(종합)
문 연 다수 국립공원도 도로·화장실 폐쇄…'불꺼진' 백악관 트리도 겨우 수리
일부 부처 공무원들은 일시해고 상태…FBI 직원 등은 휴가 취소하고 근무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정성호 기자 =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간 지 25일(현지시간)로 나흘째를 맞았다.
크리스마스인 이날까지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당장 큰 영향은 없지만, 셧다운의 충격이 서서히 현실화하고 있다고 AP 통신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AP통신은 "주 정부 예산, 후원금 등으로 대표적인 관광지들은 여전히 개방돼 있지만 몇몇 관광지들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애리조나주의 그랜드 캐니언, 유타주의 아치스·브라이스 캐니언·자이언 국립공원 등은 주 정부 차원에서 계속 운영된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과 '앨리스 아일랜드'도 계속 개방된다.
그렇지만 펜실베이니아주의 게티즈버그 국립공원은 문을 닫았다. 셧다운으로 인한 제설작업 차질 탓에 콜로라도주 로키산맥 국립공원의 도로도 폐쇄됐다.
WSJ은 "로키산맥 국립공원은 공식적으로 문을 개방한 상태였지만 주말 동안 이 공원을 찾으려던 수백 명의 운전자는 진입로에서 '도로 폐쇄'란 안내판을 보고 차를 돌려야 했다"고 보도했다.
또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는 한때 에이브러햄 링컨이 소유했던 집의 투어가 중단됐고,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내 주요 시설들도 일부 프로그램을 취소한 상태다. 야외캠프장은 관리인 없이 운영된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기술적으로는 셧다운 기간에도 국립공원들은 모두 문을 연다"며 "다만 운영자가 없기 때문에 도로 제설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화장실·쓰레기 등의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겨울에는 이로 인해 로키산맥 국립공원을 포함한 여러 공원이 안전하지 못하고 접근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역대 대통령 도서관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 아칸소주 리틀록의 주요 관광지인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박물관'이 폐쇄됐다. 텍사스주 칼리지 스테이션의 '조지 H.W 부시 대통령 도서관·박물관'도 문을 닫았다.
샌프란시스코의 관광지 앨커트래즈 크루즈 표를 산 사람들은 셧다운 때문에 환불을 해준다는 안내를 받고 있다.



수도 워싱턴DC의 주요 관광지도 '반쪽 운영'되는 분위기다.
한때 점등 장치가 고장 났던 백악관 '내셔널 크리스마스트리'는 셧다운 탓에 뒤늦게 수리됐다.
앞서 연방정부는 '내셔널 크리스마스 크리' 행사장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국립공원재단(NPF)이 기부금을 내면서 크리스마스이브 밤늦게서야 재개장됐다.
AP통신은 "워싱턴의 명물인 내셔널 크리스마스트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셧다운이 트리의 불빛을 빼앗아갔다"고 촌평했다.
NBC방송은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기념공원도 불이 꺼졌고, 단 한명의 가이드가 어둠 속에서 관광객들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뉴욕주 마운트버넌의 세인트폴 교회가 개최하려던 휴일 오르간 콘서트도 연기됐다. 이 교회가 국립공원서비스(NPS)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알래스카주 드날리 국립공원에서 인기가 있는 썰매 끄는 개 웹카메라 서비스도 셧다운으로 중단됐다.
셧다운의 파장은 연방정부가 업무를 재개하는 오는 26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셧다운으로 전체 15개 정부 부처 가운데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등 9개 부처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전체 연방 공무원 210만명 가운데 약 80만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38만명은 일시 해고 상태에 놓이면서 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더힐은 "(셧다운에도 필수인력이어서 근무하는) 교통안전청(TSA) 요원이나 항공관제사들은 연중 가장 분주한 여행 성수기에 급여도 받지 못한 채 근무하고 있다"며 "이들은 사후에 급여를 소급해 받게 되겠지만 언제 월급이 통장에 들어올지는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이나 이민국, 세관, 교정시설 등 법 집행기관 직원 중 일부는 오랫동안 계획해온 크리스마스 휴가를 취소해야 했다. 필수인력으로 지정되면 셧다운 동안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의 국립공원을 관할하는 내무부도 셧다운 대상이다. 이렇게 되면 국립공원 직원 16만명 가운데 80%가 일시해고된다.
WSJ은 "셧다운은 관광객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뿐만 아니라 당장 수많은 연방정부 직원들을 일시 해고 상태로 만든다"면서 "셧다운이 오는 28일 이후로 장기화하면 국토안보부 산하 해안경비대 인력에 대한 급료 지급도 중단된다"고 전했다.
일부 미국인들은 '셧다운 스토리'라는 해시태그를 이용해 셧다운과 연관된 재정적 우려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정오까지 이 해시태그로 수백건의 포스트가 올라온 가운데 더힐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걱정하는 그레이트스모키 산맥 국립공원 삼림관리원 아내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미국의 일부 해외 공관들도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의 경우 비자 발급 등 영사 업무를 정상적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일부 행사는 취소됐다. 이집트와 짐바브웨 등 여러 나라의 미 대사관은 아예 문을 닫거나 업무를 중단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