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곳없는 韓경제…생산·투자 동반부진 "반도체 너마저"

입력 2018-12-28 11:24  

기댈곳없는 韓경제…생산·투자 동반부진 "반도체 너마저"
경기지표 빨간불 짙어져…선행·동행지수 6개월째 동반하락

(세종=연합뉴스) 이 율 민경락 기자 = 지난달 생산과 투자가 동반 감소세로 전환한 가운데 반도체 호조세까지 꺾이면서 한국 경제가 기댈 곳이 없는 양상이다.
현재와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동반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조세가 꺾이면 한국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을 우려했다.

◇ 반도체 호조세 꺾여…"둔화 흐름 강하지 않을 것" 전망도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반도체 생산 둔화세가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년 전과 비교한 반도체 생산지수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월 대비 추이를 보면 하락세가 확연하다.
전월과 비교한 반도체 생산은 지난 5월에 6개월 만에 마이너스(-7.0%)로 전환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5개월 중 10월을 뺀 4개월간 전달보다 생산이 줄었다.
반도체 생산이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최근 몇 달간 추세적으로 생산이 주춤하고 있다는 의미다.
11월에는 반도체 생산 부진이 광공업 생산을 끌어내렸고, 이는 전산업 생산의 감소세 전환으로 이어졌다.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증가세는 10월 한 달에 그쳤다.
지난달 반도체 출하도 16.3% 감소하면서 2008년 12월(-18.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1년간 반도체 출하가 10%대 낙폭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14.4%), 올해 7월(-16.2%)에 이어 세 번째다.


반도체 생산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는 가격 하락이 꼽힌다.
지난달 D램 반도체 수출물가는 전달보다 2.0% 떨어지면서 올해 8월(-0.1%)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D램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력 상품이다.
최근 계속된 투자 부진도 반도체 생산 둔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반도체 장비가 포함된 특수산업용 기계 투자는 올해 1월 이후 1·4·9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8개월간 10% 내외의 큰 낙폭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둔화 흐름에도 반도체 생산 자체는 다른 산업에 비해 여전히 양호한 만큼 급격한 위축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지수(계절조정지수)는 148.5로 전체 광공업생산지수(104.1)보다 훨씬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 전망을 두고 "조심스럽기는 하나 반도체 경기가 우려할 만큼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은 것 같다. 수요는 견실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생산은 최근 호조세가 꺾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둔화 흐름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조세가 꺾이면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생산, 출하 지표가 악화하면서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그러면 반도체 경기는 꺾인다고 봐야 한다"면서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증가세를 이끌었는데, 전체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경기지수 6개월째 동반하락…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


현재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월에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8.2까지 떨어졌다.
8개월째 하락하면서 2009년 5월(97.9)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건설기성액, 광공업생산, 내수 출하 감소에 따른 영향이다. 이 지수가 마지막으로 상승한 시점은 작년 3월이다. 그 후로는 보합이나 하락을 반복했다.
통계청은 통상 경기 전환점을 판단할 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는 것을 기준 중 하나로 제시했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연속 하락기간은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드배치 등의 영향으로 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한 2015년 11월∼2016년 4월 이후 가장 길다.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1월에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진 98.6을 기록했다. 역시 6개월째 미끄러지면서 2009년 4월(98.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경기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째 동반 하락한 것은 2004년 5∼10월 이후 처음이다.


어운선 과장은 "6개월 연속 하락은 경기전환점 발생 신호로 보고 경기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내년 3월 말에 올해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나오면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의견이 한 흐름으로 수렴되면 경기전환점을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강신욱 통계청장은 작년 2분기 언저리가 경기정점으로 추정된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절차를 거쳐 공식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원 실장은 "경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져 바닥이 가까워져 오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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