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분단과 화합의 나라 독일

입력 2018-12-31 10:30  

[마이더스] 분단과 화합의 나라 독일




<역사의 현장, 베를린>
15세기 브란덴부르크 제국의 수도로 출발한 베를린은 넓은 숲과 크고 작은 호수를 품고 있는 독일의 수도다. 2차 세계대전을 겪는 동안 폐허로 변했지만 프랑스의 르 코르뷔지에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에 의해 현대적인 도시의 면모를 다시 갖추며 전쟁과 분단, 화합의 역사를 지닌 도시로 자리 잡았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로도 이름이 높다. 또 독일의 다른 주와 달리 심야 영업을 하는 클럽이 많고, 대중교통도 주말에는 24시간 운행해 화려한 밤 문화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베를린의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1.9~영상 2.9℃로 우리나라의 초봄과 비슷하다. 강수량이 적은 대신 한 달에 열흘가량은 눈이 내리므로 여행할 때는 작은 우산을 챙기는 게 좋다.

◇카이저 빌헬름 교회
1888년에 사망한 빌헬름 1세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네오르네상스 양식의 교회. 1891년 착공해 1895년 완공했지만 2차 세계대전 때인 1943년 폭격으로 첨탑 일부와 중앙 현관만 남긴 채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졌다.
그러나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 그대로 유지됐으며, 1959~1963년 바로 옆에 1천 명 이상의 신도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교회를 새로 지었다. 새 교회는 외관을 장식하는 유리가 푸른빛을 띠며 신비로운 느낌을 내뿜는다. 내부를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도 무척 아름다우며, 주말에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가 자주 열린다.




◇베를린 장벽 추모관
약 45km에 걸쳐 베를린을 동서로 갈랐던 콘크리트 장벽이 1989년 11월 철거된 뒤 그 일대에 조성된 야외 박물관. 그러나 아직도 냉전의 상징이었던 장벽의 일부가 더러 남아 있고, 장벽에 의해 나눠졌던 건물의 흔적도 있어 분단의 비극을 잊지 않게 해준다.
딸이 결혼하는데도 장벽에 막혀 가지 못하고 울부짖는 가족, 담을 넘으려다 발각돼 사살된 이들의 사진 등이 곳곳에 붙어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당시 이 장벽을 넘어가다 경비병의 총격 등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 80명에 달한다. 방문자센터에서는 이들의 이름을 비롯해 분단의 슬픔을 알려주는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으며, 장벽의 역사에 관한 영상물도 보여준다.



◇브란덴부르크 문
독일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높이 26m, 길이 65.5m에 달한다. 1788~1791년 프로이센 제국의 건축가 칼 고트하르트 랑한스가 설계한 초기 고전주의 양식 건축물이다.
베를린이 '새로운 아테네', 즉 학문과 예술의 도시임을 상징하기 위해 고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성문을 모방해 만들었다. 현재의 문은 2차 세계대전 때 부서진 문을 1958년에 복원한 것이다.
원래는 도시의 영광을 상징하는 승리의 표지로 세워졌으나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후 허가받은 사람들만 이 문을 통해 베를린을 동서로 왕래하며 분단의 상징물로 떠올랐다. 독일이 발행하는 우표 등에 자주 등장하는 이 문의 모습은 현재도 50센트 유로화에 새겨져 있다.




◇페르가몬 박물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독일이 각국으로 파견했던 유물 발굴단이 터키에서 가져온 페르가몬 왕국의 유물들을 복원·전시한 박물관. 1910~1930년까지 약 20년에 걸쳐 완공됐으며, 고대 그리스·로마의 유물과 중동 지역에서 출토된 이슬람 유물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전시품은 '제우스의 대제단' '밀레토스의 시장 문' '이슈타르 문' 등 헬레니즘 예술의 화려함과 정교함, 아름다움을 간직한 건축물들이다. 이들은 현지에서 출토된 상태 그대로 옮겨진 후 실제 모양과 크기에 맞춰 재건·전시됐다.
박물관 추산으로 매년 약 85만 명이 방문하며, 독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박물관으로 평가받는다.




◇베를린 전승 기념탑
프로이센이 덴마크(1864년), 오스트리아(1866년), 프랑스(1870, 1871년) 등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1864~1873년에 세운 탑. 원래는 독일 제국의회 의사당 앞 광장에 있었지만 1939년 나치스에 의해 현재의 자리인 그로쎄 티어가르텐 공원으로 옮겨졌다.
높이가 69m에 달하는 이 탑의 아랫부분은 사각의 붉은 화강암이 주축을 이룬다. 이 위에 둥근 기둥 모양의 탑이 네 부분으로 구분돼 서 있는데, 아래쪽 3개는 각각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상징하며, 네 번째 부분은 1938년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함락한 것을 기념해 특별히 금으로 장식했다.
탑의 맨 꼭대기에는 높이 8.3m, 무게 35t에 달하는 '승리의 여신상'이 날개를 활짝 편 모습으로 서 있다. 탑의 안쪽에 조성된 나선형 계단을 이용하면 지상에서 53m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1993년)에 등장한 후 더 유명해졌으며, 오늘날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체크포인트 찰리
1961년부터 1990년까지 베를린 장벽에 있었던 검문소. 분단 당시 베를린 장벽을 사이에 두고 몇 개의 국경 검문소가 있었는데, 이중 체크포인트 찰리는 연합군과 외교관, 외국인, 여행객 등이 유일하게 드나들 수 있는 검문소였다.
이 때문에 브란덴부르크 문과 함께 독일의 분단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 이듬해 6월 체크포인트 찰리도 철거됐고, 현재 초소는 당시의 검문소를 본떠 만들었다.
유명한 건축물답게 다양한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해 이름을 날렸으며, 배우 한석규·고소영이 주연을 맡았던 김현정 감독의 영화 '이중간첩'(2002년)도 체크포인트 찰리를 배경으로 시작해 주목받았다.



<환상적인 동화의 나라, 퓌센>
독일 바이에른 주의 남부에 위치한 도시. 옛 로마제국의 국경 초소가 있었던 지역이며, 628년에 세워진 베네딕투스회 성마그누스 수도원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도시에서 약 4km 떨어진 곳에 펼쳐져 있는 슈반가우 숲에는 미국 영화 제작자 월트디즈니가 세계적인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의 성을 지을 때 모델로 삼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자리 잡고 있어 더욱 동화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왕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해 이름뿐인 왕으로 전락한 루트비히 2세(1864~1886 재위)가 상상의 세계에 빠져 지은 성. 자신이 좋아했던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백조의 전설'에서 영감을 얻어 지은 낭만적인 중세 느낌의 성이다. '노이슈반슈타인'이란 이름도 '새로운 반석 위에 앉은 백조'란 뜻이다.
루트비히 2세는 이 성에 대부분의 여생과 모든 재산을 쏟아 부어 1869년부터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전에 완공되지 못하면서 지금까지도 중단된 채 남아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102일 밖에 살지 못한 왕의 기구한 운명이 후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퓌센을 더욱 신비한 '동화의 나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 성은 보는 방향에 따라 외관이 다르므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은 다음 비교해보는 재미가 크다.






◇호엔슈반가우 성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마주보고 있는 노란 색의 성. 루트비히 2세의 아버지 막시밀리안 2세가 1832~1836년에 신고딕 양식으로 지었다. 루트비히 2세는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내는 동안 환상의 세계를 꿈꾸게 됐고, 이런 상상력이 훗날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설계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전해진다.
현재 이 성에는 다양한 예술 작품이 보관돼 있으며, 3층에는 왕이 작곡가 빌헬름 바그너와 함께 연주했던 피아노가 전시돼 있다.

<'독일의 피렌체' 드레스덴>
작센 왕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전성기였던 18세기 아우구스트 대왕 시절 호화롭고 웅장한 건축물이 많이 세워졌다. 또 당시 뛰어난 도자기 제조로 이름을 날린 덕분에 유럽 각지의 미술품이 이곳으로 모여들며 '독일의 피렌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예술·문화의 도시로 칭송받았다.
안타깝게도 2차 세계대전 때 잿더미로 변했으나 그 후 꾸준한 복원과 발전이 이뤄져 영화롭던 작센 왕국의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는 독일 남동부 경제·교통·문화의 중심지로 꼽힌다.




◇츠빙거 궁전
독일 바로크 양식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건축물. 1732년 아우구스트 1세의 여름용 별장으로 지어졌다.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됐다가 전후 재건됐으며, 전체적으로 좌우 대칭의 균형미가 뛰어나다. 십자 모양의 넓은 정원에는 바로크 양식으로 조각된 분수와 연못이 있고, 매년 여름 '드레스덴 음악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며, 북쪽 회랑의 미술관에는 15~18세기의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루벤스, 렘브란트, 뒤러 등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남쪽 회랑에는 화려한 왕궁의 도자기와 중국 등 동양의 도자기가 다수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역사박물관, 동물학박물관, 무기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이 궁전 내에 산재한다.

◇성모 교회
루터교의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로 평가받는 교회. 원래는 가톨릭 교회였으나 종교개혁 때 개신교 교회로 탈바꿈했다. 18세기에 지어졌으나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무너졌고, 독일 정부가 잔해만 전쟁기념관으로 보내 오랫동안 방치됐다.
그러나 독일이 통일된 후 복원 공사가 시작돼 2004년에는 외벽이, 2005년에는 내부가 복원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벽화 '군주의 행렬'
비텔스바흐 왕가의 궁전이었던 곳을 복원한 레지덴츠 박물관에서 마상 경기장으로 쓰였던 슈탈호프의 벽면을 약 100m 길이로 장식하고 있는 벽화. 작센 공국을 지배했던 베틴 가문의 작품으로, 역대 영주들을 그렸다.
16세기에 그려진 후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소실됐으나 전쟁의 폭격 속에서도 살아남았으며, 그 후 20세기 초 세계적인 독일의 도자기 회사 마이센이 2만 개가 넘는 타일로 보수해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거듭났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자료_하나투어(www.hanatour.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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