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전태관, 옛날 얘기에 눈물 주르륵…멋있게 살았다"

입력 2018-12-28 18:01   수정 2018-12-29 14:18

김종진 "전태관, 옛날 얘기에 눈물 주르륵…멋있게 살았다"
빈소서 상주 역할…"나의 선한 친구, 젠틀맨 드러머"
나얼·김고은·김현철 등 조문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 열흘 전쯤부터다. 6년간의 암 투병 끝에 지난 27일 밤 세상을 떠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은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력이 쇠한 상태였다.
36년 지기 친구이자 30년간 밴드를 함께한 단짝 김종진은 숨이 가빠진 전태관과 눈을 마주치고는 귓속말로 얘기했다.
"우리 옛날에 엄청나게 전 세계 돌아다니면서 연주했는데…."
그러자 전태관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28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전태관 빈소에는 흰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다. 영정 속 전태관은 생전에 늘 보여주던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김종진은 일찌감치 부인인 배우 이승신과 함께 조문한 뒤 상주 역할을 맡아 다른 조문객을 맞았다. 그는 "태관이와 눈을 마주치면 음악 했던 생각밖에 안 났다"며 수척한 모습으로 기억을 꺼냈다.
병원에서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은 것은 전날 7시쯤. 그는 미국에서 유학하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전태관의 딸과 가족, 전태관과 성경 공부 모임을 같이한 이들과 함께 친구의 마지막을 지켰다.
"어제 숨을 쉴 때와 쉬지 않을 때 너무 같은 모습이어서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태관이 가족들도, 저도 떠난다는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태관이가 따로 남긴 말은 없었어요. 3주 전쯤 제게 '고맙다'고 하더군요. 참 오랜만에 들어본 말이었어요."



김종진은 올해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을 맞아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이란 프로젝트 앨범을 만들었다. 후배들이 이들의 음악을 재해석해 담았고, 수익금은 전태관을 위해 쓸 예정이었다.
그는 "앨범을 보여주면서, 동생들이 아픈 거 나으라고 만들었으니 기운 내라고 했었는데…"라며 "그때 태관이가 '꿈꾸는 것 같다'고 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에게 전태관은 분신 같은 친구였다.
김종진은 "세상에서 제일 선한 친구이자 '젠틀맨 드러머'였다"며 "태관이가 너무 일찍 떠나 아쉬운데, 세상에서 가장 멋있게 살다 갔다. 인생을 정말 멋있게 살았다"고 회상했다.
전태관은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부인이 있는 용인평온의숲에 자신이 쉴 곳도 마련해뒀다.
"태관이가 아내 옆에 있게 해달라고 했어요. 태관이 딸이 독립심이 강하고 어릴 때부터 아빠 닮아서 항상 웃는 얼굴인데, 너무 안타까워요. 태관이에게 '하늘이(전태관 딸)는 잘 돌볼게'라고 했어요."

이날 일찌감치 빈소를 찾은 사람은 전태관과 성경 공부를 같이한 가수 나얼이었다. 병실을 자주 찾아 기도했던 나얼은 오전부터 빈소 입구 조의금을 받는 테이블을 지키기도 했다.
또 배우 김고은과 가수 김현철, 피아니스트 김광민, 조용필과위대한탄생 출신 송홍섭, 기타리스트 손무현 등도 잇달아 조문하며 김종진과 유족을 위로했다.
빈소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조화도 이어졌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조용필, 이문세, 양현석, 박진영, 이선희, 이승기 등이 조화를 보내 추모했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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