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이 구호 식량을 훔쳐 자신들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를 즉시 중단하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 단체는 이날 낸 성명에서 "예멘에 인도적 목적으로 제공된 식량이 수도 사나의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굶주린 예멘 국민의 입에서 식량을 빼돌리는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나는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가 2014년 9월 장악한 곳이다.
이어 "구호 식량을 응당 받아야 할 많은 예멘 국민이 제 몫을 받지 못한다"며 "예멘 어린이가 기아로 죽어가는 판에 이런 행위에 분노를 표하며 즉시 이 범죄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WFP는 예멘 반군의 교육을 담당하는 조직과 연관된 지역의 협력단체가 구호 식량을 약탈해 판매하는 부정행위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류를 조작해 지정된 배급소에서 다른 곳으로 구호 식량을 무단으로 실어 나르는 트럭의 사진을 현지 감시반이 확보했다면서 반군 지도부에 이런 적발 사실을 수일 전에 서면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서 WFP는 "사나에서 제대로 배급된 구호 식량은 40%에 그친다"며 "10일 안에 이런 범죄에 대처하지 않으면 WFP는 300만명이 사는 사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예멘 반군은 로이터통신에 "근거나 증거 없이 발표된 WFP의 성명에 매우 놀랐다"며 "이를 조사할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반박했다.
예멘 내전은 2015년 3월 본격화해 4년 가까이 이어졌다.
지난달 예멘 정부와 반군이 전격적으로 최대 격전지인 호데이다 주(州)에서 휴전과 철군을 합의해 유엔의 감시 아래 합의가 불안하게 유지되고 있다.
WFP는 지난달 낸 성명에서 "내전이 4년째 이어지면서 긴급 구호가 필요한 예멘 국민이 2018년 800만명에서 2019년에는 1천200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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