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서 '제2의 3·1운동' 있었다…독립운동가 46명 서훈 신청

입력 2019-01-03 09:46   수정 2019-01-03 10:07

하동서 '제2의 3·1운동' 있었다…독립운동가 46명 서훈 신청
1927년 3월 3일 1천여명 참가, 주동자 13명 징역 8월∼2년 옥고
경남독립운동연구소, 국가기록원·국사편찬위원회 자료서 발굴



(하동=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1919년 3·1 만세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경남 하동군에서 '제2의 3·1운동'이 일어났던 사실이 확인됐다.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는 1927년 3월 3일 하동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독립운동가 46명의 수형 기록을 찾아내 정부에 서훈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명단에는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강대용·여국엽·여태원 선생 등 13명과 3남매 독립운동가 조복애, 대를 이은 한집안 세 식구 독립운동가 박성무, 옥중 순국한 정석용·이형석·이기호 선생, 호남 출신 최백근·김용상 선생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번 발굴작업에서는 영호남이 함께 떨쳐 일어난 대규모 만세운동이자 주모자 50여명이 연행되고 이 가운데 30여명이 재판에 넘겨졌던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이번 독립운동가 발굴은 지난해 3월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군내 미발굴·미포상 독립운동가 찾기 전수조사를 펼쳐 지난해 1차 발굴자 25명 서훈 신청에 이어 2차 신청이다.
국가기록원과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한 '형사공소사건부', '집행원부', '일제 감시카드', '경남도 보고서' 등 자료를 통해 찾아냈다.


발굴 조사 결과, '제2의 3·1 만세운동'은 1927년 3월 3일 하동 장날에 일어났다.
앞서 만세운동 배경은 강대용·여국엽 선생 등 20여명이 1926년 12월 하동군 악양면 중대리 강 선생 집에서 비밀리에 회합을 갖고 일제의 한반도 강탈정책을 규탄하는 시위를 모의했다.
이어 강 선생과 여 선생은 1927년 하동과 전남 광양지역 등 뜻있는 인사 100여명에게 비밀리에 연락, 하동 장날을 기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장날 거사는 영호남 지역 인사 300여명으로 시작됐고 이어 인근 주민과 상인 등 500여명이 가세했다. 시위대는 점차 늘어나 1천여명에 달했다.
시위 선봉대에 선 강 선생 등은 경찰서 등 관공서를 향해 행진했고, '조선 민족 억압하는 모든 법령을 철폐하라, 일본인의 조선이민을 반대한다, 경작권 확립을 보장하라, 부당한 납세를 반대한다, 모든 학교 교육은 조선인을 중심으로 한다'라는 등 구호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찰은 시위가 확산하자 무력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강 선생 등 시위 주도자들은 일본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 주도자 50여명은 일본 경찰에 연행돼 모진 고문을 당하고 30여명은 재판에 넘겨졌다.
주동자 13명은 진주법원과 대구 복심법원에서 소요·상해 등 죄목으로 징역 8월∼2년까지 옥고를 치렀다.
정재상 경남독립운동연구소장은 "영호남이 함께 한 '제2의 3·1운동'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으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매우 뜻깊다"며 "역사에 잊힌 독립운동가들을 찾아내 예우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진 과제"라고 말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역사에 묻혀 있던 지역 독립운동가들이 마침내 빛을 본 것 같다"며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후세에 길이 전하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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