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고서 "'할리우드 미투', 성차별 완화로 이어지지 못해"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할리우드 미투' 등 성차별을 극복하려는 시도에도 지난해 할리우드 흥행작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은 오히려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TV·영화 속 여성연구센터'의 연례보고서인 '셀룰로이드 천장'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흥행작 상위 250편 중 여성이 감독한 작품은 8%에 그쳤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셀룰로이드 천장'은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안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유리천장'을 빗댄 할리우드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를 의미한다.
이런 수치는 11%였던 전년도보다 오히려 감소했고, 이 조사가 처음 실시됐던 1998년의 9%보다도 더 낮다.
그러나 막후에서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비율은 2017년의 18%에서 지난해 20%로 올랐다. 여성의 경우 제작자의 26%를, 촬영기사의 4%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마사 로젠 교수는 성명을 내고 "이 연구는 지난 한 해 동안 주류 영화계에 일어나기를 참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긍정적이고 엄청난 변화가 생기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2017년 10월 뉴욕타임스의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문 사건 보도를 필두로 할리우드 내에서 일어난 성폭력 추문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할리우드 업계 종사자들이 줄줄이 성폭력 경험을 밝히는 '할리우드 미투'가 시작됐고, 전 세계로 미투 운동이 퍼졌다.
로젠 교수는 "이처럼 여성 비율이 적은 현실은 몇몇 개인이나 스튜디오 한두 곳만 나서서는 바꿀 수 없다"면서 "스튜디오, 연예기획사, 배급사, 협회 등 주요 단체들이 힘을 모아 큰 노력을 기울여야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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