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시리아 '조건부 철군' 표명…"IS 격퇴·쿠르드 안전확보"(종합3보)

입력 2019-01-07 10:32  

볼턴, 시리아 '조건부 철군' 표명…"IS 격퇴·쿠르드 안전확보"(종합3보)
이스라엘 방문 중 "철군에 시간표 없다"며 조건 제시
트럼프도 기자들에게 "빨리 철군하겠다고 한 적 없다"
볼턴, 8일 에르도안 면담 예정…쿠르드족 보호문제 논의

(카이로·모스크바=연합뉴스) 노재현 유철종 특파원 =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미군의 철수 조건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와 쿠르드족 안전 확보를 제시했다.
이는 시리아 주둔 미군을 조속히 철군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침과는 달리 '조건부 철군'을 표명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자 기사에서 "미군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더 시리아에 주둔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철군 결정을 철회했다"고 분석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관리들과 회동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철군 조건으로 우리가 달성하기 바라는 목표가 있다"며 "이 조건에는 시리아 내 IS 잔당을 물리치고 극단주의 세력에 맞서 미군과 함께 싸워온 쿠르드 반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터키는 미국의 협력자인 쿠르드 대원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터키가 미국 동의 없이 군사적 행동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다만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미군이 무기한으로 주둔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미군 철수) 시간표는 우리가 이행할 필요가 있는 정책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미군 철수가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처음 확인한 것이라고 AP는 평가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의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시리아 주둔 미군을 30일 내에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할 당시 대통령이 삭제했던 대목이라고 NYT는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오전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이란의 유전 확보를 차단하고, 터키의 쿠르드족 학살을 막고, IS의 재건을 봉쇄한다는 세가지 정책목표의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그의 정책을 재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출발하기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가 그렇게 빨리 철군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 기한을 당초 1개월에서 4개월로 늘린 적이 있으나, 볼턴 보좌관이 두가지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이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는 "시리아 주군 미군 철수에 관한 정해진 시간표는 없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의 이 같은 '조건부 철군' 표명은 백악관 참모들과 외국 동맹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국방부의 반발을 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을 둘러싼 행정부 내부의 혼란상을 보여준다고 NYT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미국의 동맹 세력이 큰 혼란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우방 이스라엘은 시리아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고 IS 격퇴 문제를 놓고 미군과 연합군을 형성해온 쿠르드족의 미래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쿠르드족은 그동안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조직해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을 수행해왔으며,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를 자국 내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척결을 공언해 왔다.
그러나 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 대변인은 6일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목표로 삼고 있다는 주장은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터키의 공격목표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민병대인 YPG 그리고 PKK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5일 밤 이스라엘에 도착한 볼턴 보좌관은 6일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찬한뒤 7일 터키로 건너가 8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IS가 격퇴된 만큼 미군이 더이상 쿠르드 공군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금주중으로 터키 당국자들을 만나 쿠르드족 보호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24일 미국 행정부 각료들에게 보낸 비밀 서한에서 "시리아 동북부에서 철군하는 약 2천명의 미군을 터키군으로 대체하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고 NYT가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 관리들은 터키군의 대테러 작전 능력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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