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절벽] ①초등학교 입학생 없다…도서·산간 입학생 0명

입력 2019-01-08 11:30  

[학령인구 절벽] ①초등학교 입학생 없다…도서·산간 입학생 0명
저출산·농어촌 인구 유출 원인…"일자리·교육 등 정책 점검해야"
일부지역은 '흑룡띠' 출생아 많아 입학생 늘기도



(전국종합=연합뉴스) 2019학년도 초등학교 예비소집이 한창인 요즘 하릴없이 업무에 손을 놓은 학교가 많다.
눈을 씻고 주변을 봐도 입학할 학생이 없는 현실 탓이다.
도서·산간지역에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여서 해를 거듭할수록 학령인구 감소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관계 기관들에 따르면 강원도 교육청 산하 13개 초등학교(본교 5개·분교 8개)는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3곳 줄긴 했지만, 올해까지 2년 동안 신입생을 받지 못한 초등학교가 4개(본교 1개·분교 3개)에 이른다.
이쯤 되자 강원교육청은 올해 분교 4곳을 없애기로 했다.
전북 군산과 부안 등 도서·산간지역의 초등학교 10곳도 입학생이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에도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곳들이다.
이들 지역에서 올해 취학 예정자(2012년생)는 1만6천700명에 달하지만, 주로 도심권인 전주와 익산 등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늘어난 광주와 달리 도서 지역이 많은 전남에서는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개 학교, 23개 분교가 신입생을 받지 못했고 올해도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섬이 많은 신안의 상당수 초등학교가 입학생 0명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게 전남교육청의 설명이다.
충남 보령과 서산, 당진, 서천, 홍천 등 5개 시·군 8개교도 2019학년도 신입생이 없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충북의 영동에 있는 용화초와 제천의 한송초도 취학 예정자가 없을 전망이다.
수도권인 경기지역에서도 지난해 10월 기준 주소에 근거해 2019학년도 학급을 가편성한 결과 신입생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초등학교는 모두 2곳이다.
울산의 연암초 효문분교와 제주의 한림초 비양분교에도 올해 입학생은 없다.


다만 아직 초등학교 예비소집이 끝나지 않은 시·도도 있어 정확한 집계는 아니다.
타 시·도 전출, 조기입학, 입학 연기 등의 사유로 입학생 수는 늘거나 줄 수 있다.
올해가 출산 붐이 일었던 2012년 출생아들이 입학하는 해인데도 사정이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학령인구 감소 문제는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교육부 통계를 보면 2017년에도 입학생이 전무한 초등학교는 전국 113곳이었고, 신입생이 5명이 채 되지 않은 곳도 수두룩했다.
하지만 2012년 출산붐 등에 힘입어 입학생이 늘어난 지역도 있다.
제주지역 초등학교 신입생 예정자는 모두 7천248명으로 전년도 6천800명보다 448명 늘었다.
올해 울산 지역 초등학교 취학대상자는 1만2천430명으로, 지난해 1만1천856명보다 증가했다.
광주 역시 초등학교 입학 예정자는 1만4천600여명이었던 2017∼2018학년도보다 소폭 늘어난 1만5천387명이었다.
미미하지만 충북의 의무취학 예정자 수도 지난해보다 0.19% 상승했다.
2007년 황금돼지해처럼 '흑룡띠' 해인 2012년에 출생아가 많았던 데다, 일부 지역에 대규모 택지가 개발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초교 입학생 0명' 사태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바닥을 치는 출산율과 농어촌 인구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2017년에 역대 처음으로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명대로 내려갔다.
인구 유입이 거의 없고, 젊은 층의 도시 유출이 늘어나는 농어촌 지역은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쉽게 말해 아이를 낳을 젊은 주민이 없으니까 초등학교 입학생이 없는 것"이라며 "농촌 유입 인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없으니까 학교가 합쳐지고 교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나는 규모의 경제 논리가 조성돼온 게 사실"이라며 "국토균형발전에 이어 일자리, 교육, 주거, 복지 문제를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김호천, 이종민, 허광무, 김선경, 한무선, 최은지, 손상원, 정찬욱, 양지웅, 변우열 임채두 기자)
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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