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동부 전체 노리는 터키 에르도안…쿠르드 선택은?

입력 2019-01-08 19:03  

시리아 북동부 전체 노리는 터키 에르도안…쿠르드 선택은?
"터키 감시 아래 군대·지배구조 구성"…NYT 기고문 통해 제안
쿠르드 지휘관 "아사드 정권과 협상서 해법 찾을 수밖에"
러 전문가 "터키 야심, 러·이란과 충돌 우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7일(미국동부 현지시간)자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 내용은 시리아 북동부 전체를 통제하겠다는 그의 구상을 보여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기고문에서 전통적인 쿠르드 지역을 포함한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와해하고 인구 '다양성'을 반영한 '안정화 군대'를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정치적으로는 지역 인구 특성을 반영한 의회를 구성해 자치를 실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시리아 북동부 구상의 핵심은 이 모든 군사·정치적 과정이 "터키의 감시 아래"(Under Turkey's watch) 이뤄진다는 것이다.
행정적으로도 터키 당국자들이 지역 사무, 교육, 의료, 구조·구급을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쿠르드 자치를 추진하는 세력을 축출하고, 시리아 북동부 전체를 사실상 터키의 관할 아래 두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전례도 있다.
작년 3월 터키가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도시' 아프린이다.
터키군과 친(親)터키 시리아 반군이 도시의 안보를 담당하며, 교육, 의료, 소방 등 지방 행정은 터키 하타이주(州)가 관리한다. 터키 국내 기준으로 이동통신 서비스가 제공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제안이 미국, 국제사회, 시리아인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제안에 동의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그와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미국이 시리아에서 발을 빼면서 터키에 '뒤처리'를 맡기는 합의가 이뤄졌다는 추정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리아를 "모래와 죽음"이라는 말로 요약하며,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 미국 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IS(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 격퇴전을 계속하며 IS 격퇴전에서 우리를 지원한 사람들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IS 격퇴전에서 우리를 지원한 사람들'이란 쿠르드를 가리킨다.
미국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시리아 작전을 터키에 일임하겠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존립 위기에 몰린 쿠르드 반(半)자치정부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과 협상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시리아 정부로서도 북동부 전체를 터키에 잠식당하는 것보다 쿠르드와 협상을 통해 '무혈입성'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YPG를 주축으로 구성된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의 지휘관 레두르 칼릴은 지난 5일 "우리 영역도 시리아 일부이므로 자치기구와 시리아 정부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칼릴은 "협상에 긍정적인 징후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원치 않는 러시아는 양측 사이에서 '보증국'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싱크탱크 러시아국제문제연구소(RIAC)의 유리 바르민 연구원은 6일 "터키가 쿠르드 지역 전체를 차지하려 한다면 필연적으로 러시아, 이란과 충돌하게 된다"고 AP통신에 전망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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