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경쟁' 이어간 임은수·유영 "우리도 연아언니처럼"

입력 2019-01-13 16:10  

'선의의 경쟁' 이어간 임은수·유영 "우리도 연아언니처럼"
국내 여자 싱글 1인자 자리 놓고 경쟁하며 함께 성장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훌쩍 자란 '연아 키즈'들이 차세대 피겨퀸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끝난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싱글에서는 유영(15·과천중)이 198.63점으로 1위, 임은수(16·한강중)가 194.20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임은수가 196.79점으로 우승하고, 유영이 183.53점으로 준우승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1·2위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유영은 경기 후 "프리 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해서 너무 좋다"며 "남은 대회에서도 꼭 클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은 "지난해 주니어 선발전 전에 절 키워주신 외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많이 보고 싶었고 무릎 부상으로 슬럼프도 왔다"며 "힘든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괜찮다. 남은 대회까지 더 열심히 하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임은수는 "쇼트와 프리에서 모두 아쉬운 경기를 하긴 했지만 큰 실수는 하지 않고 마무리해서 만족스럽다"며 "남은 대회에서는 아쉬움 없이 경기하고 싶다"고 했다.
시니어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임은수도 "이번 시즌 부담도 많았고 시합을 준비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다"며 "시합을 마무리해 홀가분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포스트 김연아'에게 거는 기대감이 큰 만큼 부담감도 없지 않지만 선수들은 '연아 언니'를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다.

임은수는 "앞으로도 부담되는 경기가 있겠지만 연아 언니처럼 잘 이겨내고 싶다"며 "부담 속에서도 제 기량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영도 "피겨를 시작한 것도 연아 언니 때문이고 연아 언니처럼 되는 게 꿈"이라며 "세계 대회에서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내가 연아 언니를 보고 감동했듯 내 프로그램에 감동해서 피겨를 시작하는 이들이 있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한 살 차이인 두 선수, 그리고 이번 대회엔 주춤했지만 또다른 여자 싱글 기대주인 김예림(도장중)은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임은수는 유영에 대해 "밖에서 보면 아기 같지만 링크 안에서는 제가 또다시 일어나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선수"라고 말했다.
유영은 임은수를 보며 "친한 언니 같기도 하고 워낙 잘 타서 배울 점도 많다"며 "한 살 차이지만 어른스러운 것 같다"고 웃었다.
임은수와 유영은 오는 3월 각각 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임은수는 "어린 나이에 처음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제가 준비한 것들만 보여주고 싶다"며 "후회 없는 경기를 위해서 남은 경기에선 마음껏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연기 직후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기도 했던 임은수는 "이제는 더 많이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영은 "작년 처음 나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선 좀 아쉬운 면이 많았는데 이번엔 아쉬운 면이 없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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