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하 유실 40년 사이 6배 늘어…'무풍지대'였던 동부마저도

입력 2019-01-15 11:12  

남극 빙하 유실 40년 사이 6배 늘어…'무풍지대'였던 동부마저도
연간 252기가톤 유실, "몇백년 안에 해수면 수미터 상승"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남극대륙에서 사라지는 빙하의 양이 지난 40년 사이에 6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빙하 유실이 없는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남극 동부(East Antarctica) 빙하마저도 녹는 것으로 밝혀져 경종을 울렸다.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I) 지구시스템 과학 교수 에릭 리그놋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남극대륙 18개 지역 176개 분지의 빙하 질량을 40년 가까이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남극대륙의 빙하는 1979~1990년에 연간 40기가톤(1기가톤=10억톤)씩 줄었으나 2009~2017년에는 그 양이 연간 252기가톤으로 6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연구팀은 이 기간에 남극대륙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1.4㎝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리그놋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남극대륙을 덮고있는 빙상이 계속 녹으면서 앞으로 몇백년 안에 해수면이 수미터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극지방 빙하 관측 활동인 '아이스브릿지(IceBridge) 작전'으로 수집된 고해상도 항공 사진과 위성 레이더 간섭계 자료, 랜드샛 위성 이미지 등을 활용했다.
리그놋 박사는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남극 동부에서도 최근 몇십년간 빙하 유실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 새롭게 밝혀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극의 얼음은 대부분이 동쪽 지역에 집중돼 있다. 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약 57m가량 상승하는데 이 중 52m는 동쪽 지역 빙하가 녹는 결과라고 한다. 남극 동쪽 지역에서도 남극 동부 빙하는 세계 최대로 지구 담수의 절반가량을 갖고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대부분 남극대륙 서부의 빙하 유실을 다뤄왔다.
리그놋 박사는 "남극 동부의 윌크스 랜드는 전체적으로 남극 빙하 유실의 중요한 일부였으며, 그 시기는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이 지역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기후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은 남극 서부와 남극 반도가 가진 빙하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얼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빙하 유실)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리그놋 박사는 남극 동부 윌크스 랜드의 빙하 유실 중 대부분은 따뜻한 바닷물과 인접한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와 오존층 고갈이 대양의 온도를 높여 앞으로 수십년간 남극발 해수면 상승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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