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를 결정할 수 있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나토 무용론과 함께 탈퇴 의사를 누차 주변에 언급해온 것으로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함으로써 과연 대통령 독단으로 서방 동맹의 근간인 나토 탈퇴가 가능한지 워싱턴 정가의 우려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가 16일 전했다.
미국의 나토 멤버십은 광범위한 일반의 지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사사건건 대립하는 의회 내에서도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다. 따라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결정할 경우 지정학적인 파장은 물론 상당한 법적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결정할 경우 일단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어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FP는 덧붙였다.
지난 반세기 동안 법원의 판결과 헌법 조항이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 영역에서는 대통령의 재량권을 인정해온 법원의 판례를 지적한 것으로, 지난 1979년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이 이른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위해 대만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일방적으로 폐기하자 일부 의원들이 카터 대통령을 제소했으나 대법원은 외교 문제는 정치적인 것으로 사법적인 사안이 아니라며 의원들의 제소를 기각했다.
2002년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의회와 사전 상의 없이 냉전 시대 소련과 체결된 요격미사일(ABM) 조약을 탈퇴하자 역시 의원들이 부시 대통령을 제소했으나 법원은 앞서 카터 대통령의 대만 케이스 판례를 인용해 조약 탈퇴는 사법 영역 이외의 정치적 이슈라고 일축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 대통령의 독단적인 조약 탈퇴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해 일단의 상원의원들이 나토 탈퇴 시(나토 가입 시와 마찬가지로) 상원 재적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다는 법안을 마련했으나 실제 표결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당시 발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민주당의 팀 케인 의원은 새 의회에서 다시금 법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52년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파업 속에 한국전 수행을 위해 국내 철강산업 압류에 나서자 대법원은 국가안보영역에서 의회의 대통령 권한 제약을 무시하려는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케인을 비롯한 의원들은 70년 전 판례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를 탈퇴할 수 없다는 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법원에 제소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탈퇴 언급을 실행과는 거리가 있는 구두 엄포용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숱한 논란 많은 공약을 실행에 옮겨온 점을 지적하면서 '무슨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며 탈퇴 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동맹 무용론에 맞서 동맹의 수호자를 자처해온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퇴하면서 방파제가 없어진 점이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우 평소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만약 트럼프와 동맹 문제로 충돌할 경우 소신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 나토 행정부와 나토 회의적인 대통령 간의 불안한 공생이 2년만 지속하는 게 최선의 낙관적인 시나리오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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