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어장에 해상 풍력단지 조성?…어민-울산시 갈등 '부상'

입력 2019-01-20 07:33  

황금어장에 해상 풍력단지 조성?…어민-울산시 갈등 '부상'
어민들 "어획량 풍부한 동해 최고 어장" vs 시 "어업권 등 타당성 조사·소통 강화"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시가 국내에서 처음 추진하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 예정 해역인 동해 가스전 일대가 전국에서 어민들이 몰리는 황금어장으로 알려져 시와 어업인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어민들은 동해 최고의 황금어장을 잃으면 생존권에 위협이 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6조원을 들여 오는 2023년까지 동해 가스전 주변에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1GW 발전용량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올해 민간투자사와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민간투자사별로 부유식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원격 풍력 자원 측정 장비) 설치와 단지 조성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등 사업에 착수했다.



그런데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들어설 이 해역이 어획량이 풍부한 동해안 황금어장인 것으로 알려져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어민들은 이곳에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생기면 조업을 하지 못 해 어획량이 크게 줄고, 결국 수만 명에 달하는 동남권 어민들이 생존권마저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미 반대 의견서를 울산시에 냈고, 어업인 간담회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부임 이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추진하는 동해가스전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 초반부터 만만찮은 장애물에 부딪힌 셈이다.



울산시와 수산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동해 가스전 해역은 정부가 공식 지정한 92, 93, 94 해구(구획)로 큰 어장이 형성돼 있다.
이 해역에는 가자미, 오징어, 문어, 대구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어류가 서식한다.
이 때문에 울산 앞바다라고 하더라도 부산과 경북 경주, 포항, 강원도 등 전국 채낚기, 자망, 기선저인망 어선이 대거 몰려 조업한다.
특히, 한일어업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2016년부터 3년째 상대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하지 못하면서 이 어장이 전국 어선이 몰리는 황금어장이 됐다.
국내 어선이 이전과는 달리 일본 EEZ를 넘어가서 조업하지 못하고, 한국 EEZ인 동해 가스전 주변 해역에서만 조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울산 방어진 위판장에서는 한 해 280억원 상당에 이르는 어류의 위판이 이뤄지는데, 이 중 전체의 80%가량이 동해 가스전 인근 해역에서 나오는 어획량이라고 한다.
방어진 위판장 관계자는 "울산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어류인 가자미는 대부분 동해 가스전 해역에서 잡힌다"고 설명했다.
어민들은 생존권을 위해 동해가스전 황금어장을 절대 내줄 수 없다는 견고한 입장이어서 대체 에너지와 중공업 위기 해결 방안으로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는 울산시와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울산시는 동해 가스전 해역에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경우 단지 면적이 대략 10㎢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 연평도보다 큰 규모로, 국내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해상풍력 발전기는 100∼20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최종 설치 대수는 1기당 발전량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5㎿ 규모인 해상풍력 발전기를 설치한다면 울산시가 목표하는 1GW 발전용량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최대 200기를 세워야 한다.
기술력이 발전해 실제 설치 단계에서 10㎿ 규모 해상풍력 발전기가 개발돼 있다면 100기가량이 건립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해상풍력 발전기는 서로 풍향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대 1∼1.5㎞ 간격을 두고 하나씩 세워야 한다.
단순히 추정하더라도 전체 해상풍력 발전단지 규모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다.
울산시는 반발하는 어민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2년 동안 진행할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어업조사, 해양환경 조사, 풍황 조사 등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이 기간 어업인 의견을 계속 청취하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시작 단계지만 주민 수용성을 위해 이해관계자인 어업인들 의견을 청취하고 소통하며 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yo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