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단일팀 조영신 감독 "기회 많이 못 준 북측 선수들 미안"

입력 2019-01-21 08:21  

핸드볼 단일팀 조영신 감독 "기회 많이 못 준 북측 선수들 미안"
스포츠 그 이상의 역사를 만들다…한 달 여정 덴마크서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남북이 힘을 합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일본을 꺾고 값진 승리를 따낸 남자핸드볼 단일팀 선수단이 20일(현지시간) 마지막 경기를 끝낸 뒤 조촐한 해단식을 갖고 약 한 달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남북 단일팀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26회 세계남자핸드볼 선수권대회 21∼22위 결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접전을 벌였으나 종료 5초를 남기고 결승 득점을 내줘 26-27로 분패했다.
전날 일본을 상대로 27-25 승리를 따내며 핸드볼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 승리를 합작한 코리아 선수들은 사우디전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와 해단식을 했다.
남북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덴마크와 공동 개최하는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해 12월 22일 처음 만났다.
남측 선수 16명과 북측 선수 4명이 팀을 이룬 단일팀은 이후 약 20일간 합동 훈련을 진행했고, 지난 10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국이자 세계 랭킹 1위인 독일과 대회 공식 개막전을 치렀다.
경기에서는 19-30으로 졌지만 단일팀은 전반 중반까지 세계 최강 가운데 하나인 독일과 접전을 벌이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여 독일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개막전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정범구 주독일 대사, 북측의 박남영 독일 대사,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관중석을 찾아 단일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대회 개막에 앞서서는 국제핸드볼연맹(IHF)이 남북 단일팀을 소개하며 '스포츠 그 이상의 역사를 만든다'(More than sport, history in the making)라는 슬로건을 붙이기도 했다.
단일팀은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물론 세계 랭킹 4∼6위인 러시아, 프랑스, 세르비아 등과 같은 조가 되는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들었지만 프랑스, 세르비아를 상대로는 경기 막판까지 상대를 괴롭히며 선전했다.


24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를 22위로 마친 단일팀 조영신(상무) 감독은 이날 해단식에서 "단일팀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아 영광이었고 힘들었지만 잊지 못할 것"이라며 "훈련 기간이 더 길었다면 좋은 결과로 단일팀의 의미도 더 빛날 수 있었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또 "북측 신명철 코치나 선수들에게 좀 더 기회를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도 덧붙였다.
북측 선수들의 기량이 남측 선수들에 비해 아무래도 다소 부족한 만큼 중요한 고비 때는 우리 측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감독으로서 불편했던 마음을 대회가 끝난 뒤 털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북측 선수들은 리경송이 독일과 개막전에서 득점에 성공했고, 리성진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는 등 이번 단일팀에서 주어진 몫을 충분히 해냈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20일 밤늦게까지 방에서 모여 한 달간 함께 했던 이야기들을 나눴다"며 "대놓고 우는 선수는 잘 안 보였지만 일부 선수들은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1일 오전에는 북측 선수들이 먼저 항공편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에 도착하고, 우리 측 선수들도 프랑크푸르트∼인천 구간을 비행해 귀국할 예정이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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