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4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붉은 칼

입력 2019-01-24 11:17  

[신간] 제4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붉은 칼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국어선생은 달팽이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2019 제4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 제43회 이상문학상 대상 및 우수상 수상작 등 7편이 담긴 작품집.
한 해 동안 발표된 중·단편소설 중 심사를 거쳐 가장 뛰어난 작품을 고른다.
대상을 받은 윤이형의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는 아들과 함께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던 젊은 부부가 각박한 현실에 부대끼면서 파경에 이르는 과정 중에 겪는 감정과 사건들을 담은 작품이다.
부조리한 현실적 삶과 그 고통을 견뎌내는 방식이 중편소설로서의 무게에 알맞게 균형 잡혔다.
윤이형의 자선 대표작 '대니'와 김희선 '해변의 묘지', 장강명 '현수동 빵집 삼국지', 장은진 '울어본다', 정용준 '사라지는 것들', 최은영 '일 년' 등도 함께 실렸다.
문학사상. 368쪽. 1만5천원.

▲ 붉은 칼 = '저주토끼'의 정보라 작가가 7년 만에 낸 장편소설.
17세기 청나라의 총알받이에 동원됐으나 기적적으로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돌아온 나선정벌을 모티브로, 그 세계를 우주로 확장해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전쟁 이야기를 엮어냈다.
호러인지, 무협인지, 판타지인지, 역사소설인지, SF인지 알 수 없는 정보라만이 쓸 수 있는 안개와도 같은 소설이다.
작가는 세월호 참사와 촛불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가결 등을 보며 수많은 싸움을 겪는 개인이 서로 지탱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보통의 평범하고 용감한 사람들이 현실에서 승리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간절히."('작가의 말' 중)
아작. 312쪽. 1만4천800원.




▲ '어린 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오역을 지적하는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으며 학계에 충격을 준 이정서의 '어린 왕자' 번역본.
이정서는 기존 번역가들이 매끄러운 흐름을 위해 활용한 '의역'을 '오역'으로 지적하며 문장부호를 포함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옮긴 '완벽한' 직역이 옳다고 주장한다.
이번 책에서 그는 원문과 번역문을 1대1로 대응해 보여줌으로써 자기 생각을 입증한다.
앞서 '어린 왕자'를 번역한 황모 번역가와 김모 번역가의 문장을 직접 비판하며 자신의 논리를 펴는 방식은 분란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중한다.
새움. 416쪽. 1만4천원.

▲ 국어선생은 달팽이 = 절판됐던 함기석 시인의 첫번째 시집의 복간본.
1998년 첫 출간 됐지만 21년이 지났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신선한 감각이 톡톡 튄다.
'국어책과 선생을 하늘 꼭대기로 날려 보낸다'로 끝나는 표제작 '국어선생은 달팽이'에서 느낄 수 있듯 인간의 사고를 제어하는 근본은 언어에 있다.
'국어선생은 달팽이'에는 기존 규범, 특히 언어의 규범을 거부하고 싶어하는 소년과 소녀가 자주 등장한다.
시인 자신도 이 규범에서 빠져나오고자 끊임없이 발버둥 친다.
'시인은 모두 방화범이 되어야 한다 / 썩어가는 제 언어와 정신에 불을 지르는 / 썩어가는 세계의 항문과 사타구니에 불을 지르는 / 고유한 방화범이 되어야 한다'('고유한 방화범' 부분)
걷는사람. 198쪽. 1만2천원.




▲ 투명 카멜레온 = 나오키상 수상 작가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활동 10주년 기념작.
그동안 자신을 위해 소설을 써왔다고 한 미치오는 작가로서 10년 경력을 쌓으며 비로소 독자를 위해 쓴 작품을 내놨다.
미스터리 요소가 강한 작품으로, 미스터리 문단을 휩쓸던 작가 생활 1기, 이른바 순문학에 가까운 작품으로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던 2기를 거쳐 더 원숙해진 글솜씨와 대중성을 보여준 3기의 대표작.
소심한 34세 모태솔로 기리하타, 성(性) 척척박사인 모모카씨, 해충방제업자 이시노자키씨 등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삶에 벼락처럼 끼어든 미카지 케이를 만나 겪는 특별한 사건들을 다뤘다.
김은모 옮김. 한스미디어. 420쪽. 1만3천500원.




bookman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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