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범죄라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영화 '뺑반'

입력 2019-01-25 14:12  

뺑소니 범죄라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영화 '뺑반'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망을 유유히 피해 가는 안하무인 재벌과 이를 쫓는 집념의 형사. 굳이 작품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국 영화에서는 이미 많이 다뤄진 소재다.
이달 30일 개봉하는 영화 '뺑반'은 이런 익숙한 구성에 뺑소니라는 소재를 가미해 새로운 범죄 액션물로 변주했다. 뺑소니는 마약 등과 달리 일반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라는 점에서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편이다.
영화는 스피드광 사업가와 그를 비호하는 권력층, 정의감으로 뭉친 일선 경찰 등 삼각 축으로 전개된다.

경찰 엘리트 조직 내사과 소속 경위 은시연(공효진 분)은 윤과장(염정아)과 함께 온갖 불법을 저지른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정재철(조성석)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좁혀간다.
그러나 무리한 강압 수사로 시연은 일선 경찰서 뺑소니 전담반, 이른바 '뺑반'으로 좌천된다.
마침 뺑반 소속 우계장(전혜진), 에이스 순경 서민재(류준열)는 몇달 전 발생한 뺑소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재철을 지목하고, 시연은 그들과 함께 재철을 잡으려 팀플레이를 펼친다.



캐릭터 세공에 공을 들였다. 캐릭터 열전이라고 부를 만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 조정석과 류준열의 활약이 단연 눈에 띈다.
주로 까불까불 코믹한 연기를 보여준 조정석은 웃음기를 싹 빼고 악역에 도전했다. 단순히 스피드를 즐기는 도로 위 무법자가 아니다. 나름 사연을 지닌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자기 이익 앞에서는 다른 사람의 목숨쯤은 하찮게 여기는 인물이다.
조정석은 미세한 눈 떨림, 말을 더듬는 습관 등을 통해 유약하면서도 불안한 정신세계를 지닌 악인 캐릭터를 개성 있게 완성했다.
재철이 제 분을 못 이겨 폭주하는 카레이싱 장면도 제법 긴장감을 자아낸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의 물량 공세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추격신에도 감정을 담아 보는 이들의 불안과 긴장을 증폭시킨다.

류준열은 차에 대해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어수룩한 순경과 어두운 개인사를 지닌 또 다른 민재 등 양면의 캐릭터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 진폭을 보여준다.
수사망을 요리조리 피해 가는 재철과 토끼몰이를 하듯 그를 구석으로 몰아넣는 뺑반의 추격전은 흥미롭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스텝이 꼬이는 느낌이다. 벌려놓은 이야기를 수습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개연성이 떨어지면서 브레이크를 밟듯 덜컹거린다.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신파 장치도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공효진, 염정아, 전혜진이 맡은 세 명의 여성 캐릭터는 초반에 비중 있게 출발하지만, 뒤로 갈수록 남성 캐릭터를 위한 조력자로 머문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캐슬'로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준 염정아가 연기한 윤 과장 캐릭터 역시 납득이 잘 가지 않는 편이다. '차이나타운'(2015)으로 호평받은 한준희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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