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과이도 '셀프 대통령' 선언 '비밀외교' 덕에 가능했다

입력 2019-01-26 08:17  

베네수 과이도 '셀프 대통령' 선언 '비밀외교' 덕에 가능했다
작년 12월 중순 미·브라질·콜롬비아 방문해 사전 조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과 우파 중남미 국가들이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의 '셀프 대통령' 선언 직후 동시다발적으로 인정 입장을 발표한 것은 수 주간의 '비밀외교'를 통해 사전에 조율한 결과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과이도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비밀리에 미국 워싱턴DC, 콜롬비아, 브라질을 방문했다.
야권 인사로 외국 망명 중인 안토니오 레데스마 전 카라카스 시장은 과이도가 3개국 관리들에게 지난 10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춘 야권의 대규모 시위 전략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당시는 과이도가 국회의장으로 취임하기 전이었다. 과이도는 지난 5일 국회의장에 취임하고,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자신이 새로운 대통령 재선거를 관리할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선언 직후 미국을 비롯해 베네수엘라 정국 위기 해결을 위해 2017년 페루 리마에서 미주 14개국 대표들이 결성한 '리마 그룹' 중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11개국은 일제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사전에 입을 맞춘 듯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과이도가 임시 대통령 선언을 하기 전에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를 인정할 것이라며 선언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과이도는 당국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 베네수엘라를 몰래 빠져나가려고 사실상 무법천지 상태인 콜롬비아 국경을 택했다.
과이도가 콜롬비아 국경을 몰래 넘기로 한 것은 반정부 인사에게 까다롭게 굴던 이민청 관리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 야권 인사는 귀띔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최근 수년간 분열상을 보여왔다. 야당끼리 자존심을 앞세우며 반정부 전략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일이 허다했다.
주요 야권 지도자들이 국외로 망명할 수밖에 없도록 한 정부의 탄압도 야권의 분열에 일조했다. 정보 당국의 삼엄한 감시와 제보를 우려한 탓에 서로 만나서 회의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야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암호화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이 일상이 됐다고 한다.
보안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과이도의 정치적 스승인 레오폴도 로페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중개인을 활용했다고 털어놨다. 로페스는 2014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실형을 살다가 현재는 가택연금 중이다.
과이도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머물면서 1958년 1월 23일 민중봉기로 군부 독재자를 몰아낸 날과 같은 23일에 임시 대통령 선언을 해야겠다는 개인적인 확신을 했다.
그러나 온건파들 사이에서는 이런 대담한 행동 탓에 야권이 또 다른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속도 조절을 하며 움직이자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이견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은 채 내부에서 부드럽게 봉합됐고 긴장 속의 보안 유지 끝에 실제 임시 대통령 선언으로 이어졌다.
마두로 대통령을 향해 직접 맞서기로 한 과이도의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의 강력한 지지 탓에 실행이 가능했다. 캐나다를 비롯해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와 브라질, 페루 등도 과이도가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막후에서 힘을 실어줬다.
한 캐나다 고위 관리는 "베네수엘라 야권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함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은 최소한 5년 만에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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