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완승' 펠로시…野수장 입지 굳히며 정치9단 명성 회복

입력 2019-01-28 01:54  

트럼프에 '완승' 펠로시…野수장 입지 굳히며 정치9단 명성 회복
민주당 하원의원 "트럼프, 이제야 제대로 된 임자 만나"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벌인 '35일간의 셧다운 전투'에서 1승을 거둠에 따라 야당 수장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게 됐다.
'트럼프 대 펠로시'의 대결 구도가 연출된 이번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싸움은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펠로시 하원의장이 1월 3일 선출된 이후 맞닥뜨린 첫 시험대이자 의회 권력 분점 시대 역학관계의 향배를 가를 바로미터로 여겨져 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민주당 하원의장의 셧다운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펠로시 의장의 정치적 생존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결은 그의 완승 및 '정치 9단'으로서의 명성 회복으로 귀결됐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으면서 미국 첫 여성 하원의장 자리에서 내려온 뒤 작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승리로 8년 만에 재등판, 복귀 무대가 된 이번 셧다운 대결에서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무릎을 꿇렸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35일간의 교착 끝에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확보 없이 정부를 재가동하겠다며 백기 투항함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펠로시 의장에 대한 극찬이 잇따르고 있고 공화당도 마지 못해 그에게 경의를 보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승리로 야당 수장으로서의 위상과 함께 대중적 지지도를 높이게 됐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에 따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 강화 움직임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WP는 "셧다운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실책이자 전술적 오류였을 수 있다는 걸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장벽 대결'은 셧다운 전인 지난해 12월 11일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백악관 회동에서 정면충돌로 그 서막을 알렸다. 당시 하원의장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던 펠로시는 "아직 하원의장이 아니지 않으냐"는 투의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절하'에도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맞짱'을 뜨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지난 9일 백악관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 낭비"라며 30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 직접적 대면 협상을 피한 채 공개서한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이어갔다.
펠로시 의장이 셧다운 사태에 따른 경비 공백을 이유로 먼저 '29일 하원회의장에서의 국정 연설 연기' 카드를 꺼내 들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순방 시 군용기 사용 금지' 조치로 맞불을 놓았다.
'일격'을 당한 펠로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연설 강행 방침에 최종적으로 퇴짜를 놓으면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해결 이후로 국정 연설을 연기하겠다고 물러서는 등 두 사람의 서한 설전은 펠로시의 승리로 돌아갔다.
WP는 이번 셧다운 국면에서 민주당 내부에 이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념 면에서 다양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민주당을 단일대오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백악관과 공화당이 '적전분열'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셧다운을 풀지 않는 한 장벽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밀어붙인 펠로시 의장의 협상 원칙은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친 진흙탕 싸움에 빠져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벤 레이 루한(민주·뉴멕시코)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마침내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났다"고 말했다.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세대교체를 주장했던 당내 반대파 일부도 펠로시 의장의 협상력을 인정하는 등 당내 구심력도 강화됐다고 WP는 전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일단 3주간 시한부로 정부 재가동을 선언하자 "우리의 단결이 우리의 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간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WP는 최근 CBS 설문조사 결과 펠로시 하원의장의 지지율이 39%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보다 높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3주간 장벽예산 확보를 위한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 다시 셧다운에 돌입하거나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통한 장벽예산 집행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펠로시 하원의장은 장벽예산 싸움 2라운드를 맞아 다시 한번 내부 전열을 정비하며 고도의 '수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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