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돈줄' 국영석유社 제재…과이도 국가 주요자산 장악(종합)

입력 2019-01-29 08:31   수정 2019-01-29 14:41

美, 베네수 '돈줄' 국영석유社 제재…과이도 국가 주요자산 장악(종합)
PDVSA와 美자회사 미국 내 자산 동결·송금 금지…"모든 외교경제 수단 동원"
과이도, PDVSA와 시트고 이사회 인선 '명령'…리마그룹, 내주 캐나다서 긴급회동
"반정부 시위 35명 사망·850명 체포"…교황 "베네수 유혈충돌 비화 두려워"


(멕시코시티·워싱턴=연합뉴스) 국기헌 임주영 특파원 = '반(反) 마두로' 전선을 주도하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돈줄' 역할을 하는 국영 석유기업을 상대로 자산 동결과 송금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을 겨냥한 압박의 고삐를 한층 다 조이고 있다.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미국의 제재에 발맞춰 국가 주요 자산의 장악에 나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A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재에 따라 미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에서 PDVSA가 가진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또 PDVSA의 미국 내 정유 자회사인 시트고(Citgo)가 기업을 운영할 수는 있지만, 수익을 마두로 정권에 송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회사 수익금은 접근이 차단된 미 계좌에 보관된다.
므누신 장관은 마두로 정권을 상대로 모든 외교적·경제적 수단을 동원한 압박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 임시 대통령이나 민주적으로 선출될 정부에 신속히 통제권을 넘기는 것이 제재를 완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지원 아래 과이도 의장도 과도정부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낸 성명에서 국회에 국영 석유기업 PDVSA와 시트고의 새로운 이사회 인선 작업에 착수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점진적이며 질서정연하게 우리 공화국의 해외 자산을 통제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권력 강탈자(마두로 대통령)와 그의 일당이 정권서 물러나는 과정에 국가 재정을 고갈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과이도 측은 시트고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지분 절반이 해외 채권자들 손에 넘어가기 전에 통제권을 확보하려고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PDVSA는 베네수엘라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27년 전에 시트고를 인수했다. 시트고는 미 텍사스·루이지애나·일리노이 주에 정유공장이 있으며, 4천 명의 직원이 이들 정유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시트고의 하루 정유량은 75만 배럴로 미국 전체 정유 생산량의 4%를 차지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제유가 하락 속에 미국의 경제제재가 더해져 초래된 극심한 식량난 등 경제위기와 정국혼란을 못 이겨 많은 국민이 해외로 탈출하는 가운데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마두로는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이 무효라며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퇴진을 요구해왔다. 분열된 야권에서 일부 후보가 대선에 나섰지만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막지 못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뒤 미국 등 우파 국제사회의 지지 아래 정권 퇴진과 과도정부 수립·재선거 관철을 이끌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다루기 위해 2017년 미주 14개국으로 구성된 일명 '리마그룹'은 다음 달 4일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과이도 의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마두로 정권에는 어떤 합법성도 남아 있지 않다. 지금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유일한 권력은 국회"라고 강조했다.
리마그룹 중 멕시코를 제외한 캐나다, 브라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대다수 회원국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임한 과이도 국회의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지난주 진행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전후로 군경의 강제 진압 탓에 35명이 사망하고 850명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단체인 베네수엘라 인권 교육 행동 프로그램은 "경찰 특공대(FAES)가 빈민 지역에서 수행한 작전 도중 사법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불법적 처형으로 8명이 숨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23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야권은 1958년 이날 베네수엘라에서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 독재정권이 대중 봉기로 무너진 것을 계기로 마두로 정권 퇴진 운동의 도화선에 다시 한번 불을 댕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청년대회가 열린 파나마를 방문한 뒤 로마 교황청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한 채 베네수엘라 사태가 유혈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우려했다.
교황은 현재 자신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베네수엘라의 유혈 참상 가능성이라며 "공정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이 도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 환율에 맞추려고 볼리바르화의 가치를 약 35% 평가절하한 달러당 3천200 볼리바르로 고정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는 2014년 이후 한동안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세와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 막대한 정부 지출, 무분별한 화폐 발행 등으로 초인플레이션과 최악의 생필품난을 겪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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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 물러가라"…베네수엘라 시위 격화, 35명 사망 / 연합뉴스 (Yonhapnews)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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