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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간부 탄원서 강압적이었다" 부산디자인센터 직원 폭로

입력 2019-01-29 11:01  

"성추행 간부 탄원서 강압적이었다" 부산디자인센터 직원 폭로
직원 "팀장 옆에 서 있어 어쩔 수 없이 서명"…회사 "자발적으로 작성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디자인센터 고위 간부 A씨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기 직전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작성됐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탄원서는 판사가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를 두고 형을 정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A씨 성추행 사건은 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던 지난해 3월 언론에 보도되면서 처음 외부에 알려졌다.
부산시 공무원 출신으로 부산디자인센터 고위 간부로 근무한 A씨는 2016년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옆자리에 앉아 허벅지를 만지는 등 3차례에 걸쳐 여직원 2명의 신체를 만졌다는 공소사실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돼 지난해 10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1심 선고를 앞두고 부산디자인센터 직원들이 작성했다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부산디자인센터 직원 B씨는 "당시 'A씨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에 서명해야 했다"며 "인사권을 가진 팀장이 먼저 서명하고 직원들이 누가 서명했는지 볼 수밖에 없는 연명식 탄원서에 서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폭로했다.
B씨는 "팀원 모아놓고 팀장 차장 순으로 사인 된 서류를 내밀면서 서명하라고 하는 상황에서 옆 동료는 탄원서라는 사실도 모르고 서명했다"며 "자발적으로 탄원서를 작성했다는 회사 측 해명은 모두 거짓말이다"고 주장했다.
다른 직원들도 "팀장이 탄원서를 주면서 '서명을 하는 것은 자유다'라고 말했지만, 팀장이 옆에 서 있어 어쩔 수 없이 서명하는 직원도 있었고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직원은 내용도 모르고 서명했다"고 "서명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인사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서명을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부산디자인센터 한 팀장은 "개인적으로 A4용지에 서명하고 당사자에게 탄원서를 전달한 적은 있지만, 팀별로 강제로 탄원서를 작성해 받아오라고 지시한 적은 없었다"며 "팀별로 어떻게 탄원서를 작성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직적으로 탄원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A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뒤 계속 회사에 다녔고 지난해 연말 송별회까지 마련해준 이유를 취재하던 연합뉴스에 부산디자인센터는 "탄원서 작성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죄질이 나쁘다며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으나 1심 판사는 벌금 500만원과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1심 판사는 판결문에서 "초범이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피해자 한 명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제출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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