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 '그루밍 성폭력'으로 보고 기소…상담사 측 '합의한 관계' 주장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직장 내 성폭력으로 고통받던 20대 여성의 트라우마를 치료해준다는 명목으로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유명 심리상담사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심리상담사 김모(55)씨의 변호인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김씨는 드라마나 연극기법을 활용하는 심리 치료 방법인 '드라마 치료'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서 드라마 치료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대학에서 상담학 강의도 해왔다.
그는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상담을 요청한 피해자 A씨를 2017년 2월부터 석 달간 총 8차례 자신의 위력을 이용해 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의 변호인은 그러나 "사실관계가 다르거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공소사실 중 한 차례의 성폭력에 대해선 "성관계는 있었지만, 당시 피해자에 대한 보호자 지위가 아니었고 위계도 없었다"며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라는 주장이다.
반면 수사 기관은 김씨의 행위가 '그루밍 성폭력'이라고 보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김씨의 재판에 앞서 동성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프로 선수 출신의 고교 농구부 코치 이모(47)씨도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2017년 2월 농구부 학생들을 데리고 동계 훈련을 하던 중 술에 취해 한 남학생의 얼굴을 자신의 성기에 강압적으로 갖다 댄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그러나 "그런 사실 자체가 없어 너무 억울하다. 아이들에게 딱딱하지 않은 선생이 되려고 장난을 친 거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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