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죄하라"…김복동 할머니 빈소 조문 행렬(종합2보)

입력 2019-01-29 20:15   수정 2019-01-29 20:46

"일본 사죄하라"…김복동 할머니 빈소 조문 행렬(종합2보)
문대통령 조문…진선미·심상정·나경원·정동영·나문희·홍영표 등 방문
길원옥·이용수 할머니도 조문…시민·학생들 발길도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주환 기자 = 28일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 인사들과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3시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영정에 큰절을 올렸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한 것은 처음이다.
정오께 빈소를 찾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위안부 문제를 담당하는) 주무 부서의 장으로서 할머니께 너무 죄송하다"며 "더 힘을 내서 전시 성폭력, 여성 인권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김 할머니는 진실의 힘에 기반을 둔 삶이 얼마나 강한가를 온몸으로 보여줬다"면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반드시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과에 인색하지 말아달라'고 다시 한번 일본에 촉구한다"면서 "한국당에서 앞으로 위안부 할머니뿐 아니라 유족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해드릴 수 있는 법안 발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심상정 의원, 김영선 의원, 남인순 의원, 김성태 의원 등도 찾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 정부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못 받고 눈 감게 해드려 죄송하다. 우리가 할머니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게시물을 남겨 애도를 표했다.
위안부피해 실상을 담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주인공 배우 나문희,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등도 조문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1)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빈소를 찾았다. 길 할머니는 무릎을 꿇고 김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한참 동안 지켜봤다.

이용수(91) 할머니도 뒤이어 빈소를 찾았다. 김 할머니의 영정 앞에 헌화한 이 할머니는 "다 잊어버리고 저 하늘나라에서 먼저 가신 할머니들 만나라. 그리고 거기서 정신 못 차리고 망언만 하는 저 아베에게 벌을 내리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 할머니는 취재진에 "우리가 무슨 죄가 있느냐. 폭탄이 빗발치는 곳에서도 살아남아 왔는데 왜 이렇게 고통과 설움을 당해야 하느냐"며 "여러분들 하나하나가 이 나라의 주인이다.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일본으로부터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학교를 다녀온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빈소를 찾았다.
서울 은평구의 선정국제관광고 학생 5명은 이날 개학식을 마치고 조문을 왔다. 고등학교 3학년인 장 모(19) 양은 "학교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동아리 회원으로서 빈소를 찾았다"며 "생존하신 할머니들이 몇분 안 계신 데 건강하실 때 일본의 사죄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부고 소식을 듣고 빈소에 왔다는 한 모(19) 양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만 기다리는데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박진우(19) 군은 "하루빨리 해결이 안 되고 억울함을 못 풀고 가시니까 화가 난다"면서 "영정 사진을 보니 웃고 계셨다. 굉장히 용감한 할머니셨다"고 말했다.
문선경(73) 씨는 "한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라는 폭력으로 개인의 삶이 망가졌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다"며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하면 어려운 문제겠지만,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7시께 빈소 접객실에서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 '평화나비 네트워크' 주최로 추모제가 열렸다.
빈소 벽 한쪽에는 '내가 기억하는 여성 인권 운동가 김복동'이라는 벽보가 붙었다. 벽보에는 조문객들이 나비 모양의 종이에 남긴 추모의 메시지가 가득 붙었다.
한 시민은 '나비가 되어 훨훨 나시길…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증인이 사라져 간다고 해서 사실마저 사라지지 않기를' '할머니의 뜻을 기억하겠습니다' 는 글도 눈에 띄었다.
평화나비는 2017년 초 촬영한 김복동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 속 정정한 모습의 김 할머니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갖고 살아라. 어떤 고난이 오더라도 '살아나갈 수 있다'는 자부심만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행복한 날이 올 테니까"라고 전했다.
평화나비 활동가 김샘(27) 씨는 "김복동 할머니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존경할 만한 여성이었다"며 "할머니께서 마지막에 잡아주신 손의 온기를 기억하며 나도 끝까지 가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서 발언한 김수현(23) 씨는 "할머니께선 '다른 손이 자기 손을 잡는 게 싫다'고 하셨지만, 그는 항상 이 세상에서 고통받는 모든 분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면서 "할머니처럼 나도 먼저 손을 내밀고, 먼저 소리치는 사람이 되겠다. 제게 다시 용기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발언 후 평화나비 활동가 10여명은 추모 노래로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를 함께 부르고, 인권 운동가로서 살아간 김 할머니를 기리며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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