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도로 탄핵당' 막으려 출마"…黃 견제
황교안 "당 살리기·나라 정상화 동참은 귀한 일"…洪 겨냥
오세훈 "합동연설회는 구태…과감히 없애고 TV토론 횟수 늘려야"
(서울·평택=연합뉴스) 김보경 이슬기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당권을 둘러싼 '빅3 대접전' 구도가 그려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이어 홍준표 전 대표가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데 따른 것이다. 보수진영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혀온 '빅3'의 대결이 현실화한 모양새다.

홍 전 대표는 30일 여의도 한국교직원공제회관에서 개최한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 후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유튜브 1인 방송 'TV 홍카콜라' 등을 통한 외곽 보수 진지 구축에만 주력했다.
한국당 전당대회에 보수진영 유력 대권 주자인 황 전 총리가 뛰어들면서 '황교안 대세론'이 고개를 들자 7개월여 만에 현실정치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출마 선언에서 "문재인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 당이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 이를 막으려 다시 한번 전장에 서겠다"며 황 전 총리를 겨냥했다.
황 전 총리는 입당 이후 정치신인이라는 기대감과 컨벤션 효과에 힘입어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유지했다. 당 안팎에서는 당권 레이스에서 '황교안 대세론'의 지속가능성을 주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홍 전 대표의 출마로 전대 판세는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가 출마 선언에서부터 황 전 총리를 저격한 것처럼 앞으로 약 한 달 동안 후보 간 치열한 검증과 선명성 경쟁이 이어진다면 당권의 향배를 점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시장은 수도권 및 중도보수 표심을, 홍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구축한 조직표를, 황 전 총리는 친박(친박근혜) 표심을 각각 출발점으로 세불리기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이들 보수진영의 유력 대권주자가 모두 뛰어든 이번 전대를 '차기 대선 경선 미리보기'로 보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황 전 총리는 이날 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을 겪은 부대인 경기 평택 해군 2함대를 찾아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한 데 이어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3050 국민들과의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안보 행보로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고, 일반 당원·국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수도권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황 전 총리는 천안함 기념관 방명록에는 '그대들의 희생으로 지킨 자유대한민국의 평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황 전 총리는 소통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가 '도로 탄핵당'을 막기 위해 전대에 출마한다고 밝힌 데 대해 "한국당의 많은 인재가 당을 살리고 나라를 정상화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은 귀하다"라며 "한국당을 살리는 일에 같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 당권 주자인 오 전 시장은 강원 원주를 방문, 핵심 당원 합동간담회에 참석한 뒤 지역 숙원 사업인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을 촉구하는 속초시민 규탄대회에 함께했다.
오 전 시장은 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전날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정한 전당대회 룰 가운데 합동연설회(4회)보다 TV토론(2회)의 횟수가 적은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오 전 시장은 "합동연설회는 과거 돈 선거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줄 세우기·세몰이의 구태를 되풀이하는 것이므로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당의 간판 후보로서 총선 승리를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장인 TV토론을 2회만 해서는 후보자 검증이 제대로 안 된다. 권역별 TV토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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