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왕벚나무 알리고, 온주 밀감 들여온 프랑스 신부 이야기

입력 2019-01-30 16:35   수정 2019-01-30 17:03

제주 왕벚나무 알리고, 온주 밀감 들여온 프랑스 신부 이야기
정홍규 신부, '왕벚나무와 조선의 식물학자 타케 신부' 출간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의 자랑거리인 왕벚나무와 구상나무를 세계에 알리고, 온주밀감 나무를 제주로 들여와 감귤 산업의 초석을 놓은 프랑스인 에밀 타케(Emile Joseph Taquet, 1873~1952) 신부의 생애를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에밀 타케 신부는 1902년부터 1915년까지 제주도에서 사목하는 동안 7천47점의 식물을 채집해 한국 식물분류학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남겼다. 당시 채집된 표본들은 미국 하버드대와 일본 도쿄대, 영국왕립식물원 에딘버그 표본관, 프랑스 파리 자연사박물관 등에 보내졌고, 이 표본들은 향후 제주 식물학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전 세계 식물학자들에게도 제주도 근대 식물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됐다.
타케신부가 1908년 4월 14일 제주도 한라산 북측 관음사 뒤편 해발 600m 지점에서 왕벚나무 자생지를 발견해 1912년 독일 베를린대학 쾨네 박사에게 감정을 받아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제주도임을 밝힌 일화는 제주도민 사이에선 유명하다.
타케 신부는 제주를 감귤 주산지로 성장하게 만든 시초인 온주밀감 나무를 들여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크리스마스트리'인 구상나무를 한라산에서 채집해 제주 특산종임을 최초로 알려 제주를 빛내기도 했다.
대구 가톨릭대 정홍규 신부는 최근 타케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왕벚나무와 조선의 식물학자 타케 신부'를 출간했다.
'왕벚나무와 조선의 식물학자 타케 신부'는 4년간의 자료조사와 현장 탐방 등을 통해 얻은 내용을 기행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책으로 1898년 조선에 입국해 1952년 선종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선교사의 삶과 함께 생태위기와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인간 삶의 가치 변화를 촉구하는 통합적인 생태영성 이야기가 담겼다.
이 책은 교회 역사의 친생태적 실천 모형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사회 변혁의 대안적 패러다임을 프랑스 신부, 에밀 타케의 식물이야기를 통해 생생히 전하고 있으며, 자연과 동행하기 위한 '생물권 인식'의 상징적 실천 모델로서 종교적 감수성을 '아름다운 식물'을 통해 회복하자는 의식이 깔려 있다.
특히 이 책엔 그동안 제주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식물들에 대한 정보와 자료조사를 근거로 한 몇몇 오류에 대한 수정 제안,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타케 신부의 업적에 대한 재조명의 필요성도 담겼다.
한국 가톨릭 생명·환경 운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정홍규 신부는 1990년부터 생명공동체 운동인 '푸른 평화 운동'을 시작, 가톨릭교회 내에 생태·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는 오산자연학교와 산자연학교, 대구가톨릭대학 사회적경제대학원을 설립·운영하며 생태의식에 대한 여러 실천적 과제들을 직접 수행하기도 했다. 그 공로로 김수환 추기경 환경상과 가톨릭 환경대상, 이원길 인본주의상을 수상했다.
ji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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