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의노트' 필립 퍼키스, 류가헌서 특별전 '멕시코'
멕시코 풍경 찍은 흑백사진 37점 한국서 첫 공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미국 사진작가 필립 퍼키스(84) 특별전 '멕시코'가 29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갤러리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개막했다.
퍼키스는 세계적인 명저 '사진강의노트' 저자로, 뉴욕 프랫대에서 40년간 재직한 사진 교육자이기도 하다.
류가헌 전시 부제 '25년을 기다린 필름들'이 알려주듯, 출품작은 작가가 27년 전 촬영한 뒤 세상에 전부를 보인 바 없는 것들이다.
작가는 1992년 구겐하임 기금 지원으로 멕시코를 방문, 3개월간 머물렀다.
그는 지독한 가난을 찍지 않고, 여행자로서 비판적 시선을 담지 않으며, 원주민을 이국적인 모습으로 찍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렇게 작업한 사진 중에서 몇 장만 첫 사진집 '인간의 슬픔'에 실렸을 뿐, 대다수는 필름 상태로 있었다.
2015년 여든이 된 작가는 뉴욕 뉴저지 암실에서 멕시코 촬영 필름을 다시 꺼냈다. 작가가 2년에 걸쳐 한 장 한 장 직접 인화한 사진 37점이 류가헌 전시를 통해 세상에 처음 공개됐다.
컨테이너들이 놓인 도로 저 끝에 보이는 자동차 불빛, 창을 관통한 자연광이 비추는 빈 복도, 가방을 든 채 길에 선 남자 등 흑백의 '멕시코'는 평범하다. 사진을 보자마자 배경을 멕시코로 특정하기도 어렵다.
"사진은 동결된 순간이며 기억이다. 하지만 사진은 늘 현재 순간을 담고 있다."(퍼키스) 전시는 '동결된' 27년 전 멕시코 풍경이 서울의 우리에게 어떠한 '현재'로 다가오는지 각자 느껴 보자고 제안한다.
퍼키스 제자인 박태희 안목출판사 대표는 "사진과 삶에 대한 의문과 복잡성이 설명할 수 없는 감정으로 표출된 이 '멕시코' 작업은 과거와 현재를 포괄하며 시간과 공간의 쌍방통행을 이룬다"라고 평했다.
같은 이름의 한정본 사진집도 안목출판사에서 나온다. 책은 2019 일본도쿄도서박람회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전시는 2월 24일까지. 마지막 날 류가헌에서는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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