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안방극장에 부는 '좀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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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2-03 08:00  

스크린·안방극장에 부는 '좀비 붐'

스크린·안방극장에 부는 '좀비 붐'
"다양한 장르와 접목·변형 가능해 인기"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부산행'을 만들 때만 해도 좀비가 대중적인 소재가 아니어서 우려가 컸어요. 거부감이 들까 봐 좀비 대신 '감염자'라는 말로 홍보하기도 했죠."
연상호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6년 여름 '부산행' 개봉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좀비 불모지였다. 일찌감치 공포영화 하위 장르로 정착한 미국, 일본과 달리 국내에선 일부 마니아만 찾는 컬트적인 소재였다.
그런 좀비가 이제는 국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활보한다. 사극,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와 접목한 좀비물이 나오면서 '좀비 붐'이 일 조짐마저 보인다.

◇ 한국영화·드라마 속으로 들어온 좀비
좀비는 원래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 아이티의 부두교에서 유래했다. 산 사람의 살을 먹으며 돌아다니는 시체를 말하며, 영화 '28일 후' '새벽의 저주' 등으로 유명해졌다.
국내에서는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와 영화 '월드워Z' '웜바디스' 등을 통해 조금씩 대중과 접점을 넓혀왔다.
한국영화에도 간간이 등장하긴 했다. 2012년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첫 번째 에피소드 '멋진 신세계'와 '무서운 이야기' 속 네 번째 에피소드 '앰뷸런스' 편에서도 좀비가 나온다. 2016년 나홍진 감독의 '곡성'에서도 맛보기로 잠시 등장했다.
좀비가 본격적으로 대중적 소재로 떠오른 것은 '부산행' 성공부터다. 한국형 좀비물의 탄생을 알린 '부산행'은 달리는 KTX 안에서 좀비 떼에 맞서는 인간들의 사투를 다뤄 신선함을 넘어 충격을 줬고, 1천156만명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들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부산행' 흥행으로 한국에서도 좀비 영화가 대중에게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제작자와 감독들이 이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공조'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좀비와 사극을 결합한 '창궐'을 선보였고, 좀비와 코미디를 접목한 '기묘한 가족'(이민재)은 2월 14일 개봉을 앞뒀다.

새로운 좀비 영화들도 속속 기획 중이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속편 '반도'를 준비 중이다. '부산행'이 좀비 바이러스 발생 초기를 배경으로 했다면, '반도'는 서울 인근 도시를 무대로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 한참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주연으로는 강동원이 낙점됐다.
연 감독은 "연내 프리프로덕션을 마치고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좀비의 특질은 전편과 비슷하지만 색다른 비주얼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여의도'를 기획 중이다.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이 창궐해 폐쇄된 여의도에 은행을 털러 잠입한 일당들 이야기를 그린 재난 액션이다. 지난해 롯데크리에이티브 공모전에서 대상(우인범 작가)을 받은 시나리오다.
'오싹한 연애'를 연출한 황인호 감독의 '하프', 김찬년 감독의 '블랙아웃' 등 현재 기획 중인 작품들도 좀비를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안방극장에서는 넷플릭스 첫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킹덤'이 단연 화제다. 피폐해진 조선에서 죽은 왕이 되살아나고, 위기에 몰린 왕세자가 왕의 병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영화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로 흥행 감독으로 떠오른 김성훈 감독과 드라마 '시그널(2016), 유령(2012), 싸인(2011) 등의 시나리오를 쓴 김은희 작가가 호흡을 맞췄다.
사람 목이 잘리거나 굶주린 민초들이 인육을 먹는 장면 등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도 다루기 어려웠을 장면을 여과 없이 구현했다. 최근 공개된 시즌1은 편당 50분씩 6부작으로 구성됐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1회를 눌렀다가 6회까지 몰아보게 된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해외 평단에서도 "연출과 각본이 모두 환상적이다", "좀비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시즌2도 조만간 촬영에 들어간다. 인기 좀비 웹툰 '드림사이드'도 드라마 제작을 앞두고 있다.

◇ "다양한 장르와 접목·변형 가능"
그렇다면 왜 좀비일까. 영화계는 좀비가 변형·변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소재로 꼽는다.
연상호 감독은 "좀비의 특성이나 성격은 작품마다 모두 다르다"면서 "외국에서도 변형을 주기 쉽기 때문에 자유롭게 쓰이는 소재"라고 말했다.
과거 좀비 캐릭터에는 '느리게 걷는다' '뇌가 없어서 감정이 없다' 등 어느 정도 공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달라졌다.
영화 '웜바디스'의 좀비는 인간처럼 사랑을 느끼는가 하면 '월드워Z'의 좀비는 빠르게 뛰고, '부산행'의 좀비는 뼈를 꺾는다. '킹덤' 속 좀비 역시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기묘한 가족'의 변종 좀비는 인간에게 해를 주는 존재가 아니다. 심지어 채식주의자다. 물리면 혈기를 왕성하게 해주고, 후각·미각보다 시각이 발달해서 뇌 모양과 같은 양배추만 줘도 잘 받아먹는 독특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영화계 관계자는 "공포영화를 즐기는 10~20대 젊은 층들은 이런 좀비 캐릭터를 재미있고, 신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좀비물은 이전에 할리우드 B급 영화로 많이 만들어진 만큼 저예산부터 고예산까지 제작이 가능하고 코미디, 멜로 등 다른 장르와도 쉽게 접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좀비에는 현대인이 가진 불안과 공포 등이 투영돼 있기도 하다. 일본 문예평론가인 후지타 나오야는 책 '좀비 사회학'에서 좀비를 대중의 무의식과 시대 분위기를 반영하는 하나의 표상으로 분석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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