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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청소년 400시간 만에 아버지와 포옹…경찰·시민 도움

입력 2019-01-31 11:17   수정 2019-01-31 23:02

가출청소년 400시간 만에 아버지와 포옹…경찰·시민 도움
모텔에 기거 단서로 가출청소년 찾은 경찰…사비 털어 청소년 보호한 시민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이놈아 어디 갔다가 이제 나타나는 거냐…."
지구대 경찰이 모텔에 기거하는 것 같다는 단서 하나로 가출청소년을 찾아 400시간여 만에 가족 품에 다시 안기게 했다.
이 청소년은 어릴 적 가출 경험을 후회하며 사는 한 시민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지난 29일 오후 1시 50분께 한 아버지가 다급하게 광주 북부경찰서 역전지구대의 문을 두드렸다.
"가출한 우리 아들이 광주에 있는 것 같습니다. 도와주세요."
아버지는 아들을 찾기 위해 생업을 포기하고 타지역에서 광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아들 A(14)군과 함께 가출한 친구가 최근 집에 돌아가 아들의 소식을 전하자, 아버지는 광주로 찾아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경찰은 모텔에 기거했다는 A군 친구의 진술을 토대로 광주 서구 일대의 모텔을 수소문했다.
겨우 A군이 머물었던 모텔을 찾았지만, A군은 어딘가로 떠나간 뒤였다.
경찰은 "20대가량 남성이 청소년들의 방값을 대신 지불하고 연락처를 남겼다"는 모텔 주인의 진술을 확보, 수상한 이 남성을 유인했다.
남은 모텔비를 정산해주겠으니 모텔로 와달라는 해 만나보니, 이 남성은 "A군을 보호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B씨는 어릴 적 가출한 경험을 후회하며 살다 인터넷을 통해 만난 가출청소년들을 설득해 집으로 되돌려보내거나 보호시설로 인계하는 일을 가끔 해왔다고 경찰에게 말했다.
A군을 만나서도 스스로 집으로 돌아갈 마음을 먹게 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모텔방을 구해주고, 먹을 것을 사주며 설득했다고도 했다.
모텔 주인에게는 "불쌍한 애들이니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내게 연락을 달라"며 연락처를 남겼다.
배달일을 하는 여의치 않은 경제 사정에서 모텔비를 계속 지급할 수 없자 아내와 갓난아이와 함께 사는 자택으로 데려가 보호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결국, 아버지를 다시 만나 뜨거운 포옹을 했다.
가출한 지 약 보름, 400시간여만이었다.
경찰은 대가 없이 가출청소년의 보호한 B씨의 행태를 수상히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A군의 진술, B씨의 주장, 모텔 주인의 목격담 등을 종합해 볼 때 별다른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할 수 없어 인적사항만 확인하고 B씨를 되돌려보냈다.
중학생 아들을 찾은 A군의 부모도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든 선의를 베푼 이 남성을 조사해 달라고 진정서를 썼다가 아들의 말을 듣고 의심을 거두고 진정서를 찢어버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광주 북부경찰서 역전지구대 관계자는 "B씨의 행동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름의 속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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