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흐르던 부평 미군기지 클럽 거리…문화도시 조성한다

입력 2019-02-02 10:00  

로큰롤 흐르던 부평 미군기지 클럽 거리…문화도시 조성한다
배호·한명숙·최희준·현미 등 뮤지션 활동…옛 모습도 재현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1950∼60년대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정문 앞 골목(현재 부평공원 맞은편)에는 구석구석 클럽들이 있었다.
미군기지 안 라이브클럽에서 공연하던 한국 뮤지션들은 부대 밖 클럽에서도 무대에 올랐다.
가장 유명했던 클럽의 이름은 '드림보트'였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클럽들은 LP판으로 로큰롤, 재즈, 팝 음악을 틀었다.
미군들은 일이 끝나면 클럽으로 가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기고 피로를 씻어냈다.
클럽에서 활동하던 한국 뮤지션들은 현 부평구 부평3동 경인국철(서울지하철 1호선) 동수역 주변에 모여 살면서 이른바 '뮤지션 타운'이 조성되기도 했다.
'돌아가는 삼각지'의 배호, '노란 샤스의 사나이'의 한명숙, '내 사랑 주리안'의 최희준 등이 부평 일대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밤안개'의 현미, '사랑과 평화'의 보컬 이철호 등도 이곳 무대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 부평구문화재단은 이 같은 역사적 토대 위에 대중음악을 콘셉트로 부평 지역을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중 정식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문화도시 지정 신청을 하고 내년 예비단계를 거쳐 2025년까지 5년간 대중음악을 주제로 한 문화도시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에 따라 추진하던 음악을 주제로 한 다양한 사업을 문화도시 조성으로 연결한다.
재단은 일반 시민들이 음악을 향유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음악동네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이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무대의 범위를 확장한다.
부평공원 주변과 부평역지하상가 등에 아마추어 동아리와 동호회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재단은 부평역지하상가발전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존에 공연이 펼쳐지던 지하상가 중앙홀뿐만 아니라 회의공간과 빈 상가 등에 '팝업 공연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항상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해 일반인들도 음악을 이야기할 때 부평역지하상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재단은 부평구에 있는 'BP 음악산업센터'를 올해 상반기 리뉴얼해 20∼30대 청년들이 디지털 기반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청소년들이 힙합과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등 뮤지션들을 만날 기회도 제공한다.
또 부평공원·부평문화의거리·굴포천먹거리타운 등에서도 일상적인 버스킹 공연 등이 펼쳐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인천 뮤지션들이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활동할 기회도 제공한다.
재단은 지난해 홍대라이브클럽협동조합과 함께 '부평음악도시축제 뮤직게더링' 사업을 진행해 인천과 홍대의 뮤지션들이 서로 지역을 바꿔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재단은 부평미군기지를 기반으로 한 부평의 음악사를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해 시민들과 공유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지난해 부평구 부평3동에서는 '애스컴시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역사를 현재로 재현하는 아카이빙 사업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이를 지속할 예정이다.
미군기지 주변에 클럽이 있었던 시점에 부평3동에 거주했던 노인들로부터 받은 구술채록과 당시 영상 사진 자료 등을 재가공해 전시할 예정이다.
해당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노인이 지역 투어 가이드를 맡아 동네의 옛 모습을 설명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1950∼60년대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공연과 토크콘서트 등도 진행한다.
부평구문화재단 관계자는 "부평구는 '한국 대중음악의 뿌리'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문화적 자산이 있는 지역"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활동하던 부평3동은 대구 김광석 거리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장소로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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