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분간 고개 숙인 안희정…법정구속에 여성들 "감사합니다"

입력 2019-02-01 16:23  

80분간 고개 숙인 안희정…법정구속에 여성들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말" 묻자 "없다" 짧은 대답…安 지지자들 망연자실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지위를 이용해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80분간의 항소심 선고 공판 내내 굳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안 전 지사는 1일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시작하기 10분 전인 오후 2시 20분께 법정 안에 들어섰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취재진 등에 눈길도 주지 않고 바닥에 눈을 고정한 채 곧장 피고인석으로 들어갔다. 복잡한 심경을 내보이듯 미간은 잔뜩 찌푸린 상태였다.
짙은 회색 정장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그는 자신의 변호인에게만 가벼운 인사를 건넬 뿐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이따금 눈을 감고 있었다.
재판장이 입석한 후 안 전 지사는 앞으로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80분간 항소심 판단을 들었다.
1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장이 "피해자의 진술을 충분히 믿을 수 있다"며 안 전 지사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대목을 설명해나가자 안 전 지사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재판부의 설명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자신의 운명을 느낀 듯 짧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이기도 했다.
재판장이 양형 이유를 설명하기 전 "2017년 8월 중순 내지 하순경 강제추행을 제외한 나머지를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히자 방청석에 있던 일부 여성은 "아"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이내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고 재판장이 "영장 발부 집행과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안 전 지사는 겨우 얼굴을 들어 "없습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안 전 지사는 교도관에 이끌려 피고인석 뒤쪽에 있던 문을 통해 곧장 구치감으로 이동했다.
방청석을 가득 채운 여성들은 눈물을 흘리며 손뼉을 쳤다. 법대를 내려가는 재판부를 향해서는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다가 법정 경위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법정 밖을 빠져나와서도 상기된 얼굴로 "고생 많았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반면 안 전 지사의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법원 밖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법원 안엔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직접 보기 위해 방청권을 배부받으려는 시민 수십명이 길게 줄지어 서 있기도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법정 안에는 10여명의 법정 경위나 법원 직원이 배치됐다.


bo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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