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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설에 쉬고 싶다' 마트·백화점 노동자의 비애

입력 2019-02-02 11:34  

'우리도 설에 쉬고 싶다' 마트·백화점 노동자의 비애
동료끼리 휴가 눈치 전쟁…명절 의무휴업일 법안 3년째 계류 중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우리도 남들처럼 명절 당일만큼은 쉬고 싶지만 언감생심입니다."
부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계산 일을 하는 김모(45) 씨는 설 연휴가 달갑지 않다.
이번 설 연휴 5일 중 회사가 정한 공식 휴업일은 없기 때문이다.
연휴를 앞두고 동료들끼리 제비뽑기로 하루씩 쉬는 날을 정했지만 김씨는 안타깝게도 고대하던 명절 당일을 뽑지 못했다.
벌써 10년째 마트에서 근무한 김씨지만 명절 연휴 때마다 한 번도 마음 놓고 쉬어 본 적이 없다.
명절 연휴 대부분을 일하다 보니 차례 준비를 돕지 못하는 때가 많아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가족 행사 때는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대형마트 외에 백화점이나 면세점 노동자도 사정은 비슷하다.
명절 연휴에 공식적으로 쉬는 날이 없다 보니 늘 동료들과 휴가를 조정하느라 눈치 싸움을 벌여야 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은 연휴가 대목이라 휴업을 꺼리는 실정이다.
24시간 문을 닫지 않는 편의점 업주들도 명절 때 자의적 휴업을 인정하지 않는 본사 정책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제민주화네트워크와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가맹점주협회 등은 지난달 30일 서울 한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대형 유통매장에서 일하는 서비스 노동자들이 명절을 쉴 수 있게 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편의점 업체는 업주들이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으면 운영지원금을 주지 않는 등 불이익을 준다"며 "모든 대형 유통매장에 의무휴업을 확대하고, 편의점에 자율영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16년 11월에 대형마트·백화점·시내 면세점이 설과 추석 당일을 반드시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벌써 3년째 계류 중이다.
이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마트, 백화점 노동자들도 명절 만큼은 사람답게 쉴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하루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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